그러던 그가 어느날 부터 사과머리를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나는 내심 궁금했으나 묻지는 않았다. 그러다나 나도 어느 날엔 그의 집으로 순대국밥을 포장하러 갔다. 내가 첫손님이라며 신이나서 열심히 순대국밥을 만들고 있던 그. 그의 기분도 좋아보여 나도 한번 물어봤다.
"근데 요즘 사과머리는 안하시는거에요?"
그러자 이어진 그의 대답은 안타까웠다.
못해요. 어머니가 아프시니까...
그제서야 나는 어쩐지 요즘 도통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도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이구... 어머님이 많이 안좋으세요?"
"큰일났어요..."
그가 더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내색인 것 같아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어머니의 건강이 편치 않으셔서 트레이드 마크이던 사과머리까지 버린 효자. 그의 어머니가 속히 쾌유하셨으면 좋겠다. 어쩌면 나를 포함해 그의 사과머리와 웃음을 그리워하는 모든 손님들이 그의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날의 순대국밥은 언제나처럼 정말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