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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Nov 22. 2019

[출판을 준비하다] 와 정말 어렵군요

이게 쉽다는 분들은 다들 능력자신가


다분히 충동적으로 '여느 예의 없는 세상 생존기'라는 책의 POD 출판을 마음 먹었더랍니다.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쉽다 쉽다 하시길래 쉬울줄로만 믿었습니다. 


그런데,

완전 어렵던데요...


매거진에 글 서른개를 채우면 부크크 플랫폼의 은총에 힘입어 원고를 출판용 사이즈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북으로 발간하면 다운로드가 안된다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브런치 측에 문의를 해둔 상태인데 아직 답변은 못받았습니다. 앞으로 출판해야할 '여느와 여느유럽사람들' 책 출판이 벌써 두려워집니다.) 


그러면 뚝딱 하고 바로 책에 사용할 수 있는 원고가 나오느냐? 즈얼대 아닙니다. 


왼 - 다운본 오-수정본


순서는 글을 올린 순서대로 쭉 뽑혀 나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글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목차도 수정해야하고 글도 다시 다 재배치 해야합니다. 책에 들어가는 발행글만해도 28개였는데 28개 재배치하기 참 쉽죠잉? 허허허.



그 다음은 이 어마무시한 두 줄 띄어쓰기들과의 씨름입니다. 제 브런치 북에서 확인하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분명 엔터 한 번 눌러 발행한 글인데 원고를 다운로드하면 두 줄로 자동 띄어쓰기가 되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220장이 넘는 원고를 한 땀 한 땀 아니, 백스페이스와 딜리트키를 열심히 눌러가며 문장간 벌어진 간격을 조정합니다. 



진작 쓸때 들여쓰기도 하며 쓸 걸. 안하며 쓴 덕분에 스페이스바도 꾸역꾸역 열심히 눌러야했습니다. 물론 부크크에서 원고 수정 유료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가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제 첫 다운본의 장수가 220장이 넘었습니다. 통장 잔고가 아슬아슬한 저는 침만 삼키고 그냥 제가 했습니다. 


제목과 글의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합니다. 저는 글의 제목을 중심으로 위의 세줄 띄우고, 아래로 세줄을 띄운 뒤 글이 시작하는 배치를 택했습니다. 이건 뭐 작가 자유죠. 글의 시작에는 들여쓰기를 더 많이 하라는 작가님들의 조언도 많았으나 제 글의 특성상 그렇게는 하지 않았습니다.



제목, 부제목에서 세줄 띄우고 바로 글이 나오므로 그 동안 사용했던 사진은 전부 삭제했습니다. 출판때 쓰려고 현질까지 했던 사진인데, 어쨌든 당당히 저작권료 냈으니 앞으로도 저의 다른 매거진 Huh Oooh Juk의 글 이미지로 요긴히 사용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니까 사진 전부 삭제.


그런데 내지에 사진이 아예 없으려니 너무 심심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넣어볼까 고민을 시작합니다. 이 대목에서 일단 제 책의 표지 디자인부터 알아보고 갑시다. 



부크크에서는 무료 표지 디자인 템플릿과, 유료 디자인 템플릿을 제공합니다. 유료 디자인 템플릿의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제 마음에 드는 표지 디자인들은 죄다 8만원대, 10만원대 였습니다. 통장 잔고가 아슬아슬한 저는 또 포기합니다. 다행히 무료 템플릿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템플릿을 찾았습니다. 표지는 이렇게 완성했습니다. 


돌고래를 선택한 이유는 1. 제가 고래를 좋아해서 2. 저 점프하는 모습이 '그래도 나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서 3. 제목인 '생존'과 돌고래의 모습이 닮아보여서 입니다. 


무료 표지 템플릿이기 때문에 서체 변경은 불가능하며, 책날개가 붙지 않습니다. 또 무료 표지 템플릿을 사용한 책은 반드시 북크크 플랫폼을 통해 10권이 먼저 팔려야 예스24 등 타 서점에 입고 가능합니다. 


그러면 다시 내지 디자인 이야기로 돌아와서,

내지 디자인은 북크크에서 따로 제공하는 무료 템플릿은 없습니다. 그러나 유료 템플릿은 있습니다. 장당 천 오백원 정도 합니다. 제 초고는 220장이 넘었습니다. 돈 삼십만원이 훌쩍 넘네요. 분명 제 값을 할 것을 알고 있지만 가난한 저는 과감히 표지 디자인을 포기...아니 내려놓습니다. 대신 제 나름대로 유료 일러스트레이션 정도는 찾아 넣어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찾은 아이가 이 아이 입니다. 표지에 돌고래가 들어가니 내지에도 돌고래나 고래, 물고기가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에세이가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풍덩'하고 입수하는 저 고래처럼 그 시절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 굳이 저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오늘 병원에 다녀온 2시간여를 제하고는 하루 종일 원고 수정 작업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220장이 넘던 다운본 초고는 154장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오탈자는 최대한 브런치 발행시에 잡아두었기에 손이 좀 덜갔습니다. 완벽하진 못하겠지만. 


이제 부크크로 갈 차례입니다.


원고 파일 올리고, 표지 디자인 정하고, 작가 소개, 책 소개 글 올리고 단가도 책의 사이즈와 분량, 흑백/컬러 여부에 따라 부크크에서 알아서 맞춰줍니다. 154장 분량의 제 책은 11700원이 나오더군요. 작가의 수익을 포기하며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최대 200원까지 포기 가능합니다. 저는 200원 포기해서 11500원으로 끝자리를 500원짜리 동전으로 맞췄습니다. 

큰 돈 벌려고 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말 그냥 내고 싶었거든요 이 책이. 



대망의 ISBN 등록... 부크크님 감사합니다. 이것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이 화면까지 왔으면 이제 다 한겁니다. 부크크 출판 승인까지는 영업일로부터 2~3일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제는 기다려야지요. 3일 쯤뒤에 "출판 거절당했어요 ㅠㅠ"하며 글을 올릴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출판을 계획 중인 책 '여느와 여느유럽사람들'은 무조건 전부다 전문가님의 손길에 맞길 예정입니다. 그러려면 열심히 돈벌어둬야죠. 


그렇다고 이 책 '여느 예의 없는 세상 생존기'가 제게 중요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만약 이 친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면 저의 첫 활자출판 에세이가 될텐데 어딜 가든 업고다녀야죠. 내 작품은 내 새끼니까요.


사족

 


더 이상의 수정은 없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제출 완료 했는데 벌써 실수가 보이네요. [미취학 아동시절 예의 없는 세상]이라고 적었어야 했는데. 아... 여느야. 아... 인간아. 


마지막으로 플랫폼을 제공해주신 부크크와 브런치에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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