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여기에 5년 전 빌 게이츠가 테드 강연을 통해 전염병을 예고한 것을 두고 이 모든 것은 게이츠의 계획이었다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었다. 일루미나티인 게이츠가 세계 인구 조절을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일부러 퍼뜨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게이츠가 입에 침이 마르게 중국을 칭찬해온 이유도 중국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퍼뜨리기 위함이었다고.
게이츠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까지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음모론은 더욱 부풀려졌다. 특히 3월에 게이츠가 남긴 말이 도화선이 됐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Digital Certificates가 나노 마이크로칩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게이츠가 만든 백신을 맞으면 나노 마이크로칩까지 몸속에 심어지게 되고, 이를 통해 일루미나티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칩은 굉장히 강력해서 감시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제할 수 도 있으며 몸에 칩이 없는 사람들은 경제생활까지 불가능해진다고 한다.
여기서 문득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짐승의 표 666.
짐승의 표(Mark) 666은 성경책의 맨 마지막에 수록된 요한계시록(혹은 요한 묵시록) 13장에 등장한다. 세상의 마지막 때에 사람들은 오른손이나 이마에 이 표를 받게 되는데 받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생활이 불가능 해지기 때문에 결국 짐승에게 복종하게 된다. 물론 이 표를 받은 이들은 마지막 심판 때 모두 지옥에 떨어지고 표를 받지 않고 버틴 이들은 천년 왕국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6월에는 게이츠의 백신에 반대하는 시위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기도 했다.
게이츠 측은 4월에 이미 나노 마이크로칩에 관련된 루머에 반박했다. 게이츠 측은 Digital Certificates가 의미하는 것은 오픈 소스로 이루어진 디지털 플랫폼일 뿐이지 칩이 아니며, 음모론 측에서 예로 드는 '보이지 않는 잉크 기술'은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고 사용한다 해도 잉크일 뿐이라서 사람을 추적하거나 행동을 교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애초에 이 기술을 발명한 이유는 아프리카와 같이 전산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까 하여 만든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우리나라까지 빌 게이츠의 백신 나노 마이크로칩 루머가 크게 전파되지는 않았으나 가끔 인터넷을 보다 보면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댓글들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 코로나 백신이 발명되어 접종하게 될 때쯤 이슈화가 되어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문제가 안되면 좋고. 그나저나 백신은 나오기는 할까?)
정 짐승의 표가 걱정된다면 왼 팔이나 엉덩이에 백신을 맞으면 되지 않을까. 짐승의 표는 이마나 오른손에 찍는 거라고 되어있으니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그때 가서 백신을 반드시 오른손이나 이마에만 맞아야 한다고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