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Huh Oooh Juk
가을방학의 해체
그리고 계피의 마지막 위로...
by
여느Yonu
Mar 10. 2021
아래로
오늘 출근길 지하철에서 부대끼는데 내 음악 플레이어에서 가을방학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앨범 한 장에 곡을 12개씩 채워 내던 그 시절에 정바비가 쓰고 계피가 불렀다하면 참을성 없는 나조차 조용히 1번 트랙부터 끝 트랙까지 듣게 만들었던 밴드, 가을방학.
집 떠나 혼자 대학에 와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도 좋은 사람들을 잘만나 밤새 함께 가을방학을 듣던 그 스무살의 밤들.
힘들고 외로울때 늘 내게 안부를 건내던 가을방학의 노래들.
음악홀에 울려퍼지던 계피의 목소리.
모르는 이가 더 많지만 수많은 골수팬들을 끝도 없이 양성해가는 가을방학을 보며, 누군가의 가슴에 울림을 준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혼자 생각하던 나날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속아도 꿈결, 오래된 커플, 취미는 사랑, 잘있지말아요, 사하, 가을겨울봄여름 등등... 이런 곡과 가사를 쏟아내던 정바비가 성폭력과 몰카 혐의를 받고 있는 범죄자라는 사실은 내게는 배신이자 충격이었다.
계피가
해체 소식을 전하며 인스타에 써내려간 글. 오랜시간 함께해온 동료가, 그리고 그의 노래를 부르며 항상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내던 그가 정바비의 범죄 소식에 얼마나 당황했을까.
그래도 가을방학으로 건내는 계피의 마지막 위로가 참 위안이 된다. 누가 쓰고 누가 불렀든, 노래로 위안받았던 순간의 기억은 무엇에도 침범받지 않을 오로지 여러분의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씁쓸한 감정이 드는건 어떨수가 없다... 정바비 나쁜놈...
가을방학 - 언젠가 너로 인해
keyword
음악
계피
가을방학
1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여느Yonu
직업
출간작가
여느 예의 없는 세상 생존기
저자
글을 써서 먹고는 삽니다. 스스로 부끄러운 글은 발행하지 않습니다. 듣기 좋으라고 가짜 글은 쓰지 않습니다. 수고하고 지친 비주류들을 위해 씁니다.
구독자
27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요즘 핫하다는 클럽하우스, 사용해봤는데요
폐지 줍는 할머니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