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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 Mar 27. 2021

브런치 작가가 되고 1년이 지났다

나도 작가다에서 나는 작가가 되기까지

브런치 작가가 되고 1년이 지났다. 20 3 브런치 작가로 지원했었는데,  좋게도 당일 바로 합격 메일을 받았다. 지원 글이 그렇게 대단하진 않아서 합격한 이유를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운영했었고 꾸준히 글을   있다는 가능성으로 뽑아준 것이 아니었나 싶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던 UI 점점 익숙해졌다. 글을   쓰고 나니 1년이 지났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브런치를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래도 나는  적응하고 있다.


1년 동안 브런치의 분위기는 제법 잘 알게 되었다. 어떤 글이 인기가 많은지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사도 알게 되었다. 몇몇 브런치 작가의 글을 보며 감탄하기도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인기글 사이로 브런치에 대한 불만 글들도 제법 보였다. '브런치에 몇 가지 불만이 있으니 저는 접습니다'라는 글도 보았다. 작가가 된 기쁨도 잠시 몇 편의 글을 쓰고 조용히 활동을 접는 작가분들도 보였다. 블로그로 넘어간다는 작가도 있었다. 그들의 불만은 짐작할 수 있었다. 글로 버는 직접적인 수입은 없고, 조회수 역시 적으며, 활동하는 유저 자체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브런치는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에 속해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노출수가 적으며 광고수입은 없다. 그래서 글을 쓰고 나서 얻는 보람은 없다. 공모전과 브런치 북 프로젝트가 있지만 당선되는 것은 소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브런치를 한다. 오히려 네이버 블로그와 다른 이 플랫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광고를 붙이지 않아도 되니 키워드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으며, 긴 호흡을 좋아하는 플랫폼 덕분에 글 실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알고리즘을 알 수없으니 상위 노출에 대한 방법 역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글에만 집중하기에 더없이 좋은 플랫폼이다. 또한 1년 동안 브런치를 하면서 내가 얻게 된 3가지가 있다.

1년의 가장 큰 성취도 여기서 나왔다.





1. 브런치에서 단련한  2000자를 쓰는 힘


길러야 할 글쓰기 능력 중 당장 필요한 것이 뭘까? 나는 긴 호흡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2000자를 쓰는 능력이다.


나는 글을 길게 쓸 수 있는 근력을 브런치를 통해 길렀다. 브런치의 대부분의 글들은 길다. 길지 않으면 잘 읽지도 않는다. 브런치 글을 읽는 사람들은 가치 있는 글을 시간 내어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 나의 실력을 키울 수도 있으며, 독자의 반응도 높일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이다. 나는 글을 많이 쓰는 것만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고, 매번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특히 초반에 나는 글쓰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 한 편의 글을 나눠서 쓰지 않았다. 한 편의 글을 쓸 때 중간에 멈추지 않았다. 다시 꺼내보면 글을 고치는 것은 쉽겠지만, 자신에 글에 더 엄격해져 발행이 계속 늦어짐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 글을 쓸 때는 1000자를 쓰는 게 벅찼다. 블로그에 리뷰는 책에 대해서 내용을 쓰고 소감 정도에 그쳤다면, 브런치 글은 달랐다. 남의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내 이야기로 글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1000자가 쉬워지니 1500자를 썼는데, 더 난관이었다. 1500자부터는 좀 더 확실한 문맥의 흐름이 필요했다. 구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2000자까지 글쓰기 훈련은 이어졌다. 2000자는 정말 넘기 힘들었다. 6개월 동안 2000자에 매달렸다. 길게 쓰는다는 것은 그저 아무 말로 글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생각을 하기 위함이다. 머릿속에 있는 우물의 마지막까지 퍼 나르는 느낌이 들고나서야 글자 수는 채워진다. 2000자는 마지막까지 모든 생각을 다 집어넣어야 할 만큼 길게 써야 한다.  


브런치의 글들은 그렇게 채워져 나갔다. 주말 아침마다 훈련처럼 쓴 글은 발행 버튼을 눌렀고, 대부분 2000자에 맞췄다. 매번 글 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완성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단련하다 보니 점점 글을 쓰는 근력이 생겼다.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브런치에서 계속 연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2. 브런치북으로 오리지널 초고 만들어보기


브런치에는 브런치북을 만들 수 있다. 브런치북은 브런치에 올린 글을 하나의 책처럼 구성해주는 효과적인 툴이다. 블로그에도 폴더를 만들어 포스팅을 이어나갈 수 있지만, 브런치북은 진짜 책처럼 보여준다. 브런치 작가는 브런치북을 통해 글을 쓰고, 목차를 만들고, 제목과 표지를 구성한다. 소개글을 통해 어떤 사람을 위한 책인지도 적는다. 글의 흐름에 맞게 글을 배치해서 한 편의 책을 완성한다. 그것이 오리지널 초고 브런치북이다.


단순히 한 편의 글을 쓰는 것과 책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철저히 기획이나 글의 구성이 맞지 않으면 단순 묶음집처럼 되기 때문이다. 브런치북 프로젝트라는 브런치 내 출판 프로젝트를 위해 2편의 브런치 북을 만들면서, 이렇게 책은 만들어진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브런치북 자체에도 구독처럼 라이킷을 할 수 있고, 읽어야 하는 시간을 표시해준다. 예비 독자를 확인할 수 있는 리포트도 구성해준다. 이 기능은 다른 플랫폼에도 없는 기능이며, 가장 내가 브런치에서 많이 배운 것도 브런치북 덕분이다.


또한 출간의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브런치북도 하나의 출간 기획서와 마찬가지다. 브런치 또는 다른 사이트에서 그 글이 반응이 좋으면 출간 제안으로 이어진다. 나 역시 1권의 브런치 북을 유심히 봐준 출판사에서 출간제의가 들어와 초고를 마쳤다.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에게도 이런 일은 제법 일어나는 편이다. 직접 투고하여 출간 기획서를 내는 것도 좋지만, 브런치북에서도 이런 기회는 잡을 수 있다.


브런치에서는 브런치북을 작가의 오리지널 초고라고 강조하는데 나 역시 동의한다.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초고를 꼭 브런치에 올려서 구성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자신의 글을 출판하기 전의 테스트 단계가 되어 준다. 괜찮은지, 반응은 어떤지, 팔릴 수 있을지 무료로 시험해 볼 수 있다.



3. 브런치에서만 얻을 수 있는 기회들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 둘 다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다. 블로그에서는 도서 콘텐츠를 다루는 도서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고, 브런치에서는 내 생각이 담긴 글을 쓴다. 1 년간 평일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주말에는 브런치에 글을 썼었다. 활동하다 보니 제안들이 많이 왔었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 두 플랫폼에서 오는 제안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블로거로서 받는 제안은 리뷰의 형태이다. '제품을 알리고 싶으니 당신의 블로그에 노출시켜 주세요'와 같은 형식이다. 보통 한 달에 10건 이상의 책 리뷰 의뢰가 온다. (읽고 싶은 책은 아니라  대부분 거절한다) 하지만 브런치에서는 출간이나 기고 의뢰 등이 온다. 온라인 매거진의 게재 의뢰 또는 출간 의뢰, 공모전 합격 소식 등을 브런치를 통해 알려준다. 이유는 단순하다. 플랫폼이 다르고, 내가 쓴 글의 성향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검색 기반이기 때문에 상위 노출이 블로그 성장에 중요하다. 상위 노출이 잘 되는 블로그는 좋은 정보를 담고 있는 블로그다. 좋은 정보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잘 찾아내고 알려주는  것을 뜻한다. 분야에 대해서 최신 정보, 또는 자세한 내용들이 적혀있으면 있을수록 사람들은 모인다. 어떤 제품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기도 하다.


 브런치는 브런치 작가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의 생각을 많이 다룬다. 구독자는 정보의 사실관계를 떠나 글쓴이의 매력이나 생각에 이끌린다. 같은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를 써도 블로그에서는 정보나 노하우를 다룬반면, 브런치에서는 독서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경험을 더 풀어내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플랫폼에 다른 방식의 기회들이 온다.


블로그의 제안도 감사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런치에서 오는 의뢰가 더 설렌다. 횟수는 훨씬 적지만, 나의 글쓰기 성장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들은 약 4만 명이라고 한다. 물론 모두가 이런 감정을 똑같이 느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1년이 지난 지금 나의 시선에서,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쓴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는 블로그의 매력이, 브런치는 브런치의 매력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모르겠다면 나처럼 둘 다 운영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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