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말고, 작게 해 봅시다

by 요니

나는 어렸을 때 글을 쓰고 싶었다. 일기든, 낙서든, 이야기든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고 그걸로 멋진 일을 꺼내보고 싶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일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내 희망직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어른들은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고르길 바랬으니까. 나 역시 내 인생을 안정적으로 사는 이 낫다는 것에 동의했다. 남들과 비슷하게 살면 괜찮을 줄 알았다. 터무니없는 꿈을 좇기엔 무서웠기도 하고.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여겼다. 대학교 전공을 고를 때도 선택의 기준은 내 적성이 아니었다. '취업이 잘 되느냐 아니냐'였다. 나는 그렇게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을 선택했고, 회사원이 되었다.


하지만 인생은 그게 다는 아니었다.

현실에 치여 살고 한 번쯤 내 안에 무언가 텅 비었을 때

열정을 찾고 싶었다. 꿈을 찾고 싶었다.


그때 내가 발견한 게 글쓰기였다. 물론 예전에도 지금부터라도 글을 써 볼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먹고살아야 하고, 그걸 위해 모든 걸 포기할 만큼의 열정이 남아있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꼭 모든 걸 포기해야 할까?

사실 매일 글을 쓰고 있는 요즘, 나는 많은 걸 포기하지 않았다. 직장도 잘 다니고 있으며 무언가를 희생하지도 않았다. 단지 더 이상 불필요해진 시간을 글쓰기 시간으로 바꾼 것뿐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 포기해야 할 건 인생의 중대한 사항이 아니다. 그러니 글을 쓰기 위해서 무언갈 큰 포기를 해야 한다고 여기지 말자. 글쓰기도 생계가 보장돼야 쓸 수 있다. 극단적으로 자신을 몰고 가면 더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적당하게만 활용해도 우리는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니 거창하게 마음을 먹지 않아도 시작하려고 하면 꾸준히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거창한 글쓰기가 아닌 작은 글쓰기.

글을 본격적으로 쓴다고 하면 거창한 것을 써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글쓰기는 철저히 개인적인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총합만큼만 쓸 수 있다. 물론 삶은 계속 흐른다. 그러니 우리가 글을 쓸수록 더 좋은 경험은 생겨날 것이다. 한계를 느낀 순간이 한계를 돌파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한계라는 것이 어디까지 가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안에는 이미 더 큰 존재가 있다. 더 멋진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걸 퍼올리기만 하면 된다. 우리의 일생은 평범하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야 같은 곳에 가고 비슷한 일을 하고 지금의 삶의 지루해졌으니까. 하지만 우리 인생의 전체를 둘러보자. 분명 힘든 순간도, 성취감을 마음이 벅찬 순간도 처음 시작해서 긴장감과 기대가 돌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경험들을 우리는 몇십 년간 해왔다. 그때 느낀 감정, 경험들은 오롯이 내 것이다. 그리고 그걸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글을 쓰는 것은 마치 머릿속에 자석을 하나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생각과 경험을 다 붙여서 다시 한번 재구성하게 한다. 그러니 쓰다 보면 잊고 있었던 의미를 되새기는 무척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에 왜 인지는 모르지만 인상이 남았던 사건을 글로 쓴 적이 있었다. 내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경험은 감정으로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남았던 것은 나에게 적어도 어떤 의미로 인식이 되어있다는 증거다. 그때 일을 하나씩 객관적으로 풀어가는 것만으로도 어떤 깨달음의 순간이 있다. 삶이 반짝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작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된다. 우리를 변화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성취감이다. 기분이 좋아야 한다. 그런 변화를 쌓아 가다 보면 글을 더욱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알게 된다.


처음에 쓰고 싶은 글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글쓰기는 발견하는 과정이다. 사람은 계속 변한다.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흥미롭다. 그러니 글을 쓰는 것을 지속하되, 흘러가는 흐름을 즐기는 것도 글쓰기의 묘미다. 거창하게 마음먹으면 해내지 못하지만, 작은 글을 쌓아가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엔 효율은 없다. 다른 매력적인 것들이 많다. 하지만 돈을 벌지 않아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꾸준히 써보자. 당장은 아니라도 기회는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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