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가의 독서법
책은 크게 두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 소설, 에세이와 같은 감성을 자극하는 책이 있죠. 그리고 인문교양, 경영경제 등 사고력과 지식을 키워주는 분야입니다. 취향과 목적에 따라 읽는 분야도 다릅니다. 저는 20대는 소설, 시, 에세이만 읽었습니다. 특히 민음사의 세계 문학시리즈를 좋아해서 한 권씩 사모았습니다. 30대 초반인 지금은 인문교양, 경영경제, 자기 계발 위주로 읽고 있습니다. 삶의 목적에 따라 책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는 것이죠. 특히 작년부터 다독을 결심하였고 그에 따라 나만의 독서법을 계속 만들고 수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 나이만큼 읽어보자.
부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경제경영 재테크 서적을 내 나이만큼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소설과 시, 에세이는 천천히 음미하는 문학이지만 경제경영서는 조금 다릅니다. 이해도 중요하지만 다독하면서 지식의 양을 늘릴 필요가 있었죠. 작년 나이가 31살이었기 때문에 31권의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권을 펼쳐 들고 읽었습니다. 뭔가 진도가 나가는 책은 빨리 읽고 안 읽히는 책은 천천히 읽었죠. 중간에 블로그에 리뷰를 남겼습니다. 좋은 책은 정리하고 기록했습니다.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생활에 적용했습니다. 그렇게 31권을 완독하고 나니 뿌듯함이 찾아왔습니다.
'그래 하면 되는 거였구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더욱이 좋았던 건 책을 훨씬 좋아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다시 32권을 목표로 새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다독 프로젝트의 이름을 <독서 나이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나이만큼 책을 읽는다. 그리고 나에겐 그 실제 나이를 뛰어넘는 독서 나이가 생긴다. 신체나이보다 좀 더 지혜로운 내가 되어있을 거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예상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렇게 31권, 32권을 넘어 지금은 37권을 도전하고 있습니다. 1년 1개월이 지난 지금 200권 정도를 읽은 것이죠. 그리고 저의 독서나이는 37살입니다. 긍정적이고 조금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단순히 빠르게 읽었었더라면 머리에 안 남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독서법을 만들어 방법대로 하니 한 권을 읽어도 깊이 있는 이해와 일상의 삶에서 하나 구절이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독서 나이 프로젝트 시작하기
본인 독서 나이 기준으로 읽을 책을 정합니다. 부담스럽다면 스스로의 책 나이를 한 번 정해 보세요. 10살도 좋고, 20살도 좋습니다. 그냥 스스로 정하는 거예요. 중요한 점. 책 읽을 시간, 공간도 같이 정해놓습니다. 시간이 남는 시간에 독서해야지 하지 말고, 시간을 만들어 독서합니다.
예) 새벽 아침 6시, 지하철 이동시간, 저녁 9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80% 정도 이상인 책을 선택합니다. 처음엔 어렵고 힘든 책도 나중에 독서 능력이 향상되면 나중엔 읽힙니다. 저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한 책들이 꽤 많은데, 나중에 꺼내들 땐 그냥 쓱 다 읽었습니다. 두꺼운 책이 부담스럽다면 무리해서 읽지 말아요. 시작은 쉽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독서를 정적으로 눈으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손을 쓰고 뇌를 써봅시다. 책을 읽을 때는 앉아서 형광펜, 볼펜을 꺼냅니다. 그리고 독서대에 책을 놓고 책을 읽습니다. 형광펜은 알아야 되겠다. 이건 중요하다 싶은 것들 표시합니다. 볼펜은 읽을 때 드는 생각, 감탄,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적어놓습니다. 귀 접기로 중요도나 다시 읽어야 할 부분들을 정합니다. 자신만의 귀 접기 스타일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저도 처음엔 책을 더럽히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서 깨끗하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리뷰 쓰려고 책을 펴면, 무엇이 중요한지 몰라 다시 처음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능동적으로 읽어야 머릿속에 남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안 남아요.
읽는 사이사이에 시간을 두면 앞 내용이 머리에서 대부분 사라집니다. 2,3번까지 나눠 읽는 게 베스트입니다.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 하는 선에서만 마음을 가볍게 생각합니다. 뒤돌아 가서 내용을 훑어보거나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남는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한 권을 다 읽은 뒤, 책을 미련 없이 덮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이나 시간을 내서 다시 형광펜 위주로 읽고 필사를 합니다. 저는 이때 거의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목차나 서문도 다시 보고, 전체 흐름이 보입니다. 필사를 하면서 분명 본인만의 생각이나 느낌이 있을 겁니다. 그럼 그때 약간의 생각을 곁들여 써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한 두줄의 짧은 문장을 쓰게 되더라도 읽은 책 수가 늘어나면 점점 더 자신만의 생각 부분이 늘어날 겁니다.
까먹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독은 책을 통으로 암기하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머릿속에서 책의 한 내용이 떠올리는 게 목적입니다. 이렇게 하시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책의 어느 구절이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하실 거예요. 그럼 그때 다시 책을 찾아보면 됩니다.
저는 독서 나이 프로젝트를 종료할 때마다, 제가 쓴 리뷰를 다 프린트해서 한번 읽어봅니다. 예전과 생각이 다를 때도 읽고 이런 좋은 정보를 까먹고 있었네 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때 한 번 더 내용을 각인시킨다는 생각으로 읽으시면 아마 그 책은 다시 다 읽어야겠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데 책을 잘 읽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드신다면 한번 자신만의 독서법을 연구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어제보다 좀 더 성장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