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안녕한가요?
웰빙이란 말이 신경쓰이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게 될수록 웰빙라이프를 지향한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생각하는 '웰빙'의 정의는 단순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며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었다. 더 건강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싶기도 하였다.
잘 사는 것
Well-Being
웰빙은 '잘 존재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조화롭고 단단한 상태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한 상태이다. 한마디로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 사람이 행복을 추구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도, 업글인간도 모두 결론은 행복이다. 좀 더 잘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라며 당당하게 말하고 다니는 이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뉴스에는 항상 부정적이고 힘든 이야기만 나온다. 물질적으로는 윤택해졌지만 삶의 질은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보통사람이 말할 수 있는 인생의 큰 시험과제는 대학, 취업, 결혼이다. 해도되고 안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말이 쉽지 쉽지 않다.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용기도 큰 목표나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평범하게 하나씩 완수해나갔다. 무난한 대학에 들어갔고, 적당한 시기에 들어 입사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많이 결혼하는 나이에 결혼을 했다. 그렇게 결혼까지 하고 1년이 지나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의 내 인생, 큰 변화가 있을까?'
사회에 나온 지 8년 차 직장인. 돈은 계속 벌고 있고,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살고 있다. 안정된 삶에 감사하기도 하다. 행복하냐고 물으면 행복하다 말할 것이다. 그런데 뭘까?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빠르게 지나가는데 나는 그다지 변할 것 같지 않았다. 어렸을 때 느꼈던 처음이라는 감정에 나이가 들 수록 무디어졌다. 가슴 뛰는 감정을 느껴본지도 오래되었다. 도전하는 삶이 아니라 안주하는 삶이었다. 안정적이지만 허무한 감정말이다.
사람은 과거의 3년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산다고 한다. 아마 자신의 의지로 변하지 않으면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하며 일생을 산다는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뒤돌아보니 나의 30대와 20대는 크게 달라진 것이 별로 없었다. 20살 초반에는 취업을 한 선배들이 대단해 보였지만 내가 막상 신입사원이 되니 예전에 나와 별반 다른 게 없었다. 30살이 되었어도 예전의 나와 비슷했다. 사람은 생각이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나의 10년 후도 비슷한 삶을 살 것이다. 내 삶을 바꾸려면 나는 뭔가를 해야 했다.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이 있다면 무언가 미련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삶은 어쩔 수 없다고 나 두고 있었다.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면의 소리를 자기 검열을 통해 묻어두고 있었다.
눈을 감았다. 내가 죽을 때의 모습을 아주 상세하게 상상해봤다. 내가 맞이하게 될 죽음의 모습을 말이다. 집을 떠올렸고 사랑하는 가족을 떠올렸다. 그곳에서 나를 사랑하는 가족과 집에서 안락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후회할 몇 가지를 상상해봤다. 나는 내가 죽을 때 인생에서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 더 집중하지 못한 것
더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것
가슴 뛰는 꿈을 가지고 도전하지 못한 것
세 번째 생각까지 들자 나는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었다. 변해야 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변하지 않고 예전의 관성대로만 간다면 정말 그렇게 후회하게 될 것이 뻔했다.
마음먹고 변하려고 하지 않아도 인생은 나쁜 일 없이 순탄하게 흘러갈지도 모른다.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고 소소한 행복을 즐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더 잘 살려고 생각하지 않은 걸까? 왜 나는 나의 한계를 그을까? 여기서 만족해야만 한다고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걸까? 그러면서 왜 남을 부러워하고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걸까.
나는 내 마음속에 허전한 그 공백을 적극적으로 채워보기로 했다. 언젠가라는 미래로 미뤄두지 않기로 했다. 지그 허전함을 현재로 끄집어오기로 했다. 그리고 정면으로 부딪히기로 했다. 그 부딪힘의 결과는 나의 방치돼서 어디 있는지 모르는 꿈 찾기였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분명 예전에 꿈의 뭐냐는 질문에 어떤 직업을 말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직업을 이룬 사람보다는 아닌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이미 이루지 못한 꿈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래서 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꿈은 특별한 이가 성취한 성취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꿈은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꿈은 나다운 것을 찾는 것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성향이 있고 기질이 있다. 돈이 되지 않았다면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보자. 어린 시절 열중하게 되었던 것들도 좋다.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면 선택했을 학문도 괜찮다. 내가 그 시절에 자유롭게 좋아했던 것들은 처음부터 내 안에 내재된 것이다.
행복의 시작은 나다움을 찾는 것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했는지, 무엇에 몰두했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나를 찾아가고 나를 단련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행복은 순간 존재한다.
행복은 ‘행복하고 싶다는 사람’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버킷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