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을 잘 누리고 있는가? 미루지 않고 챙겨야 할 행복을 잘 만끽하고 있는가? 김신지 작가의 <제철 행복>을 읽어보면, 우리 삶 속에 놓쳐서는 안 될 '제철의 기쁨'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제철 과일이 있고 제철 음식이 있는 것처럼 제철 풍경도 있고 제철에 해야 가장 좋은 일도 있다. 사전에서는 제철을 '알맞은 시절'이라 풀어쓴다." P.5
이 책은 한 해를 사계절이 아닌 24 절기로 나누어, 더 세밀하게 계절의 행복을 맛보도록 제안한다. 한 달에 두 번씩 달력에 표시된 절기. 절기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다. 계절의 변화를 세밀하게 느끼며, 그 시기에 어울리는 일과 음식을 즐기고, 때맞춰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제철의 행복을 느끼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대서가 지나고 입추를 앞둔 지금, 나의 제철 행복을 생각해 본다. 잘 익은 복숭아와 옥수수를 맛보고, 곳곳에서 반겨주는 배롱나무와 눈을 맞추며, 무성하게 자란 나뭇잎들이 내는 파도 소리를 듣는 것, 이 모두가 내가 지금 누리는 제철 행복이다.
오늘부터 며칠 동안 여름휴가로 시골 부모님 댁에 왔다. 23시가 넘은 지금도 찌르레기가 계속 울어댄다. 마치 밖으로 나오라고 부르는 소리 같아 마당을 서성거려 본다. 캄캄한 밤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내일은 엄마 영숙 씨에게 부추와 호박, 청양고추를 섞어 부침개를 구워 달라고 해야겠다. 아빠와 나는 맛있게 먹어주며, 나는 이렇게 나만의 제철 행복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