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목소리
처음 학원계에 발을 들였을 때,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없지만, 목소리만큼은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다. 녹음된 내 목소리는 낯설고 어색했다. 목소리도 나이를 먹는 걸까.
『함께 소리 내어 읽습니다』는 낭독에 관한 책이다. 성우와 교사들이 함께 쓴 이 책에는, 낭독을 통해 변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말이 없던 학생이 목소리를 되찾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들. 그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니 낭독이 가진 힘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낭독을 소리 내어 읽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낭독은 ‘들려주기 위한 읽기’라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누군가를 향해 읽는 순간, 우리는 문장으로 더 깊이 들어가게 된다.
『어린 왕자』의 어린 왕자가 되기도 하고, 『별』에서 내 어깨에 기대 잠든 아가씨를 바라보는 목동이 되기도 하며, 『긴긴밤』의 어린 펭귄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낭독은 우리의 오감을 깨우고 이야기를 몸으로 통과하게 만든다.
나 역시 종종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 퇴근 후, 읽어야 할 분량은 남아 있고 눈꺼풀은 자꾸만 내려앉을 때, 책상에서 일어나 방 안을 오가며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다. 하루의 피곤이 목소리에 묻어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목소리로 가장 다정한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은 말한다. 목소리가 안 좋은 사람은 없다고.
자기만의 고유한 음성으로 소리 내어 읽는 일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낭독은 혼자 해도 좋고, 함께 해도 좋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리 내어 읽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덜 혼자가 된다. 오늘, 잠깐이라도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을 불러보면 좋겠다.
송정희 외 『함께 소리 내어 읽습니다』(오늘산책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