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아래, 텅 빈 나의 모습이 보인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by 느리미

높고 푸른 가을 아래에서 문득 텅 빈 나의 모습이 보인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름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40세에 맞는 가을은 '더 찐행복에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해준다.


나는 지금껏 행복하기 위해 몇 가지 일들을 시도하여 만족스러운 결과를 찾았다. 그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지만 내심 부끄러운 마음도 있어서 사람들에게 잘 말하지는 않았다.


사실 크게 특별하거나 수치스러운 일도 아닌데 나는 부끄럼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면이 있어서 꽁꽁 싸매고 살아왔다. 어릴 적에 부모님과 솔직하고 자유로운 대화를 하지 못했던 배경도 큰 몫을 한다.


성장배경이 그러했으니 나의 무의식은 목격하고 해석한 이야기를 자동으로 감추는 장치가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았던 부모님 덕분에 나는 나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일까.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 소리. 나는 그 소리를 더 가까이 듣고자 브런치를 찾아왔다. 숨겨진 나의 이야기는 꽤나 영양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듣고 있으면 어도 존재의 이유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는 희망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지금 나의 마음에서, 나의 몸에서, 그리고 자연에서 놀랍게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은 거창한 기술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


몸의 건강은 마음에서 오고, 마음의 건강 역시 몸과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리고 자연이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언제나 떠올리게 하는 테라피스트이고 싶다. 그렇다.


가을날의 텅 빈 가슴에 더 진한 바람으로 더욱 나다워지길 바란다. 나를 더 나되게 하는 글쓰기가 울림이 된다면 나의 손길은 더욱 섬세해지는 치유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부끄럼을 한 꺼풀 벗겨내고 눈물샘을 조금만 더 열어둔다면 진솔함 속에서 피어오르는 무지개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꽁꽁 감추인 이야기에 공감하고 귀 기울여 줄 글벗이 생긴다면,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숨겨둔 이야기가 많은 만큼 숨겨둔 기쁨과 감추인 눈물이 셀 수 없이 많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