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것들 2

세 번째_숨

by 느리미

첫째는 자연, 둘째는 아로마 테라피였고 다음 세번째는 노래였다.

그렇다. 나를 살린 것은 '노래'였다. 아픈 삶을 있는 그대로 적은 가사가 내 마음을 위로했다. 좋은 노래를 찾는 마음으로 먼저 다양하게 들었다. 나의 깊은 곳까지 와닿는 노랫말들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불렀다.


어떤 노래는 나의 슬픈 곳까지 들어와 한참을 머물러 주었다. 최백호의 '바다 끝'을 들을 때, 이유 모를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아마 난, 나의 꿈을 외면한 채 흘러가는 인생을 잘 정리했던 것 같다.


선우정아의 '도망가자'도 참 좋았다. 듣고 있으면 마치 선우정아가 내 손을 잡고 도망가자고 하는 것 같았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파고들어 치유해 주는 것 같았다.


작곡가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음악을 들으면 꼭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꼭 바다로 잠시 도망가있는 기분이 들었다. 고요한 바다를 떠올리게 만드는 곡은 어쩐지 내게 힐링이 된다.


그 외에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도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 이소라의 목소리는 애절하면서 친밀했고 나는 그녀의 발성에 거의 중독되다시피 했다. 들을 때마다 내 인생이 다르게 해석되어지는, 그러나 변함없이 나를 측은하게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다.


그리고 따라 부를 수 없던 노래도 있었다. GD의 '파워'는 그중 하나였다. 비트와 랩을 따라 해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하지만 우울한 삶을 블랙 코미디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노래가 좋았다. GD의 흥에 전염되면 나도 내 상황을 '이딴 것쯤이야'하고 바라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참 많은 노래들이 있다. 노래에 담긴 따뜻한 철학이 음악과 함께 내 삶에 들어와 얼음처럼 차가운 내 인생을 사르르 녹였다. 그리고 내 입술로 직접 그 노래를 부를 때, 내 감성은 이전의 것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를 따라 불렀던 소싯적의 내가 이미 아니었다. 많이 슬펐던 만큼, 많이 아팠던 만큼 나는 영혼을 담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 호흡, 한 소절 안에 나의 짙은 감성을 불어넣었다.


실력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만족이었다. 노래는 듣는 것부터 부르는 것까지 모두 다 자유였다. 집에서 어렵다면 코인 노래방으로 갔다. 온몸으로 발산하면 활력이 생겼다.


노래는 그렇게 내 삶에서 산소 호흡기 역할을 했다. 대중가요였지만, 부를 때만큼은 나를 담은 나의 노래였다. 나는 그렇게 치유되어 갔다.



#나를살린세번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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