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학부모가 AI 시대 육아에 대해 궁금해할 20

by 유인숙

1. AI가 다 알려주는데, 우리 아이 굳이 공부해야 할까요

수학 공식보다 중요한 ‘마음의 공식’, 사회성

어린이집 상담실에서 부모님들을 만나다 보면 빠지지 않는 걱정이 있습니다. “원장님, 옆집 아이는 벌써 영어를 시작했다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요?”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비교’와 ‘성적’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기 힘든 일입니다. 대학 입시가 여전히 암기와 주입식 평가로 이루어지는 현실 속에서,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는 공부를 외면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결단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아주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도, 인간의 암기력이 AI의 데이터 로딩 속도를 이길 수 있을까?”


지식의 소유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의 활용’입니다

챗GPT에게 물으면 수학 공식부터 역사적 사건까지 단 몇 초 만에 완벽한 답을 내놓습니다.

이제 지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혀 단순 암기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마치 자동차가 발명되었는데도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달리기 연습만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지식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을 가지고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느냐’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프롤로그에서 강조했던 ‘정답 없는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의 진짜 실력입니다.

미래 사회의 성적표는 ‘사회성’이 결정합니다


26년 동안 어린이집에서 수천 명의 아이를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공부를 잘해서 성공하는 아이보다, 친구의 마음을 읽고 협력할 줄 아는 아이가 결국 세상의 리더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수학 공식 하나를 더 외우는 것보다, 친구와 장난감을 나누며 갈등을 해결해보고, 함께 블록을 쌓으며 협동의 기쁨을 느끼는 그 ‘사회성’이야말로 AI가 죽어도 따라 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입니다.

AI는 최적의 답은 줄 수 있지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눈물을 닦아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공부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때

지금 당장 눈앞의 성적이 전교 1등이어도,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립된 아이라면 정답 없는 미래 사회에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이제 공부는 ‘혼자서 정답을 맞히는 과정’이 아니라, ‘함께 질문하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님들께 제안합니다. 오늘 아이가 영어 단어 하나를 못 외웠다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가 오늘 친구에게 먼저 "같이 놀자"라고 말을 건넸는지, 속상한 친구를 보고 "괜찮아?"라고 물어봐 주었는지를 먼저 살펴봐 주세요.

대학 문턱을 넘기 전까지 성적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대한민국 현실을 무시할 순 없지만, 결국 우리 아이의 평생을 지탱해줄 힘은 머릿속의 공식이 아니라 가슴 속의 ‘사람을 향한 마음’입니다.

사회성이 무너진 지식은 모래 위의 성과 같습니다. 26년 차 옆집 언니가 단언하건대, 우리 아이를 진짜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지금 당장 아이의 손을 잡고 친구들이 있는 놀이터로 나가세요.

그곳이 바로 AI 시대의 가장 수준 높은 강의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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