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함"

시절인연

by 유인숙

휴일 아침

전화기 속에 저장된 이름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카톡 사진 너머로

잘 지내고 있을까,

밥은 거르지 않았을까

괜히 안부가 궁금해지는 얼굴들이 참 많네요


처음 그 번호를 저장하던 날,

분명 나는

그 인연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을 겁니다.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중히 눌러 담았겠지요.

그런데 수많은 이름들 사이에서

지금도 자주 안부를 묻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망설임 없이 “잘 지내?” 하고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요.


언젠가 참 따뜻하게 마주했던 인연들이

내 바쁨과 게으름,

그리고 작은 무심함 속에서

조용히 멀어져 가는 건 아닐지

문득 마음이 저려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인연이란

완벽하게 지켜내야 할 숙제가 아니라

가끔은 다시 꺼내어

온기를 불어넣어 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오늘은 용기 내어

그 이름 하나를 눌러봅니다.

짧은 안부 한 줄이 다시 다리가 되어

우리를 이어 줄지도 모르니까요.


무심함 대신 조금의 관심을,

망설임 대신 작은 용기를.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사람을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유인숙#크니크니어린이집#브런치스토리#난나를버리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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