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
휴일 아침
전화기 속에 저장된 이름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카톡 사진 너머로
잘 지내고 있을까,
밥은 거르지 않았을까
괜히 안부가 궁금해지는 얼굴들이 참 많네요
처음 그 번호를 저장하던 날,
분명 나는
그 인연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을 겁니다.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중히 눌러 담았겠지요.
그런데 수많은 이름들 사이에서
지금도 자주 안부를 묻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망설임 없이 “잘 지내?” 하고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요.
언젠가 참 따뜻하게 마주했던 인연들이
내 바쁨과 게으름,
그리고 작은 무심함 속에서
조용히 멀어져 가는 건 아닐지
문득 마음이 저려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인연이란
완벽하게 지켜내야 할 숙제가 아니라
가끔은 다시 꺼내어
온기를 불어넣어 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오늘은 용기 내어
그 이름 하나를 눌러봅니다.
짧은 안부 한 줄이 다시 다리가 되어
우리를 이어 줄지도 모르니까요.
무심함 대신 조금의 관심을,
망설임 대신 작은 용기를.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사람을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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