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스마트 기기 노출, 무조건 막아야 하나요?

'막는 부모'보다 '다스리는 아이'로 키우는 골든타임

by 유인숙

제8장. 스마트 기기 노출, 무조건 막아야 하나요 아니면 AI 활용법을 가르쳐야 하나요?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습니다. 내 아이만큼은 최대한 늦게 스마트 기기를 접하고, 디지털 세상의 자극으로부터 안전하기를 바라죠.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잠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스마트 노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3월 신학기 적응 기간, 어린이집 교실의 풍경은 참 묘합니다.

아이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함께 들어오신 부모님들은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 친구와 어울리는 모습, 심지어 서럽게 울고 있는 찰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려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아이의 눈을 맞추는 시간보다 화면 속의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길어 보일 때가 많지요. 반면, 현장의 교사들은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자제합니다. 아이가 스마트 기기를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제는 스마트 기기 및 AI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무조건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때가 되면 아이들은 결국 스스로 기기를 다룰 나이가 되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언제, 어떻게 가르치느냐입니다.

저는 그 골든타임을 초등학교 3학년 이전이라고 봅니다. 사춘기가 찾아와 부모의 통제권을 벗어나기 전, 즉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남아 있는 연령대에 올바른 활용법과 자제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스마트 기기를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소비형 도구’로만 두지 마세요. 부모님과 함께 궁금한 것을 검색해 보고, AI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찾아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생산형 도구’로 먼저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의 약속’입니다. 사용 시간을 정하고, 약속한 시간이 되면 스스로 전원을 끄는 경험을 반복하게 하는 거죠. "안 돼!"라고 뺏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네. 이제 기기에게도 휴식을 줄까?"라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돕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강력한 교육은 부모님의 실천입니다. 아이에게 기기를 멀리하라고 말하면서 부모가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면 아이는 결코 그 말을 따르지 않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아이들 앞에서는 스마트폰을 주머니 깊숙이 넣듯, 집에서도 ‘스마트폰 프리 존(Free Zone)’이나 ‘오프 시간’을 정해 보세요.

부모가 기기를 내려놓고 아이의 눈을 진심으로 맞출 때, 아이는 기계가 줄 수 없는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이 만족감을 충분히 누려본 아이만이 기계의 자극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납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옆집 언니의 당부

스마트 기기는 죄가 없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가르치지 못한 우리의 조급함이 문제일 뿐이지요. 아이가 부모의 통제권 안에 있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억지로 막기보다 현명하게 다스리는 법을 함께 연습해 주세요. 디지털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우리 아이가 침몰하지 않고 멋지게 항해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부모님부터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손을 잡아주시면 어떨까요?


#유인숙#크니크니어린이집#난나를버리지않아#아동발달전문가#

8장.png


작가의 이전글"말버릇이 인생을 만든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