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흉내낼 수 없는 ‘눈맞춤’과 ‘옹알이’의 기적

정서적 교감도 로봇이 해주는 시대에 아이의 공감 능력을 어떻게 키워주죠?

by 유인숙

요즘 챗GPT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제법 다정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 주기도 하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제는 ‘정서적 교감’조차 로봇이 해주는 시대가 왔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업무를 보며 AI의 섬세한 답변을 마주할 때면 순간순간 그런 착각이 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매일 아이들과 숨 쉬는 보육 현장은 전혀 다릅니다. 육아는 매 순간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의 연속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릴 때, 그 울음이 배가 고픈 것인지, 졸린 것인지, 아니면 친구에게 마음을 다친 것인지 읽어내는 것은 수억 개의 데이터를 가진 AI가 아니라 오직 ‘살아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또한, 공감 능력은 ‘0세’부터 시작되는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무기인 ‘공감 능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26년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공감 능력의 100%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나누는 눈 맞춤과 옹알이에서 형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가 ‘아부아부’ 하며 옹알이를 할 때, 부모님이 “어머, 우리 OO이가 배가 고팠구나? 엄마가 여기 있어”라며 눈을 맞추고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는 그 찰나의 순간들. 이 작은 상호작용들이 겹겹이 쌓여 아이의 뇌에 ‘타인과 연결되는 지도’를 그려 넣습니다. 내 마음이 상대에게 가닿고, 상대의 마음이 나에게 전달된다는 그 짜릿한 경험이 공감의 뿌리가 되는 것이죠.


모두들 알고 계시지요? 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의 ‘공감 거울’이라는 사실

아이는 부모의 입을 통해 나오는 단어보다, 부모의 얼굴에 비치는 표정과 행동을 먼저 배웁니다.

넘어진 친구를 보고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속상해하는 이웃에게 어떤 따뜻한 말을 건네는지

아이는 마치 거울처럼 보고 흡수합니다.

넘어진 친구를 보고 아마도 로봇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유감입니다, 그 길은 다른 쪽으로 돌아서 갔어야 해요”라고 말할 수 있지만, 부모님은 아이와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며 ‘진짜 감정’의 파동을 공유합니다.

이처럼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 속에서

저절로 물들어가는 것입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옆집 언니의 조언

AI가 우리 아이의 친구가 되어줄 수는 있어도,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공감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거창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기보다 오늘 하루 아이와 얼마나 깊게

‘눈 맞춤’을 했는지 돌아보세요.

반응해 주기: 아이의 작은 몸짓과 소리에 온 마음으로 응답해 주세요.

마음 읽어주기: "오늘 친구가 속상해 보여서 너도 마음이 안 좋았구나"라고 아이의 감정에 머물러 주세요.

직접 보여주기: 부모님이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공감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AI 시대가 더 깊어질수록,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보듬어주는 능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가 될 것입니다. 로봇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우리 부모님만의 무기,

그 뜨거운 ‘사랑의 상호작용’으로 우리 아이를 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키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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