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사회성? 디지털독립성? 무엇이 중요한가요?

by 유인숙

인공지능(AI)이 일상의 파트너가 된 시대, 우리 MZ세대 부모들은 고민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회성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코딩도 배우고 기기를 능숙하게 다뤄야 하니 혼자 집중해서 잘 노는 '디지털 독립성'을 키워줘야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어린이집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아이들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답은 이미 그들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함께 먹고 자는 것"이 곧 사회성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대가족 문화 속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받으며 자랐듯, 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은 매일 식사 시간과 낮잠 시간을 통해 사회성을 체득합니다. 내 마음대로 먹고 싶지만 친구가 다 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옆 친구가 흘린 반찬을 보고 선생님께 알려주는 사소한 배려들. 낮잠 시간, 나란히 누운 친구의 숨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평온을 찾는 과정은 기계가 가르쳐줄 수 없는 '타인과의 주파수 맞추기'입니다. 또한 하루 일과 중 수 없이 일어나는 또래와의 갈등 상황은 '오류'가 아니라 '배움'의 기회입니다.


스마트폰 게임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리셋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놀이 속에서 일어나는

"내 거야!"라는 외침과 장난감 쟁탈전은 리셋이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친구의 눈물을 보고 당황하기도 하고, 사과를 건네며 다시 웃음을 찾는 그 역동적인 과정이 바로 사회성입니다.

디지털 기기 속 가상세계에는 갈등이 존재하지 않거나 일방적이지만, 현실의 사회성은 갈등을 '해결'하고

'공존'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이른 아침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 아이 우리는 모두 밝은 사회적 미소로 인사를 나눕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말이지요..

"인사"는 연결의 첫 번째 코드입니다.

과거 동네 어른들을 만나면 공손히 인사했던 풍경은 사라졌지만, 어린이집 등원길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건네는 "안녕"이라는 인사는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도구입니다.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존재를 인정받고 인정해 주는 이 단순한 행위는, 훗날 아이가 어떤 AI 도구를 손에 쥐더라도 그 도구를 '사람을 위해' 쓸 수 있게 만드는 인성적 토대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디지털 독립성'? '사회성'? 저는 당연히 사회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능력은 '기술'이지만, 사회성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본능'이자 '생존'입니다.

AI 시대가 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만이 가진 공감, 협업, 갈등 조정 능력은 더욱 희소해질 것입니다.

이 말인즉 혼자서 완벽하게 기기를 다루는 아이보다, 조금 서툴더라도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아이가 미래 사회에서 더 단단하게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옆집 언니의 조언

"우리 애는 어린이집에서 혼자만 노는 것 같아요"라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병행 놀이'라는 사회적 단계를 거치는 중입니다. 디지털 기기가 주는 즉각적인 보상보다, 친구와 블록을 쌓다 무너졌을 때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그 찰나의 연결을 더 자주 경험하게 해 주세요. 사람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AI라는 강력한 날개를 달기 전에, 먼저 사람이라는 따뜻한 대지에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정답 없는 시대'를 살아갈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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