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준비와 비용
결혼한 지 18년이 지났다. 최근 주변에서 결혼에 관한 고민을 많이 듣게 된다. 요즘 시대에 비해서 결혼을 일찍 해서 그런지 기억이 희미하다. 오히려 고민 상담을 하다가 지난 시간에 관한 기억이 살아난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지금이나 내가 결혼을 한 때나 고민거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험을 중심으로 쓰는 이 글이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결혼식에 필요한 사항을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결혼식장, 청첩장, 드레스, 음식이다. 또 무엇이 더 필 요한가? 주례 선생님, 사회자. 끝이다.(최근엔 주례 없는 결혼도 많다) 이 외에는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없어도 무관한 것들이다. 그리고 결혼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살아갈 집, 가구, 가전, 생활용품이다. 꾸미거나 편의를 위한 물건들은 생략하도록 하자. 생각보다 준비할 것이 별로 없지 않은가? 경제적 여건에 따라서 크기와 내용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결혼식장이 두 곳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식사 역시 두 끼를 대접하는 것이 아닌 이상 준비해야 할 사항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생에서 가장 큰 이벤트가 될 수 있는 결혼식을 멋지게 치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그렇지만 단 하루를 위해서 많은 시간 동안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당시 결혼식 비용으로 약 287만 원 정도가 들었다. 결혼식장, 웨딩촬영, 신부화장, 드레스 대여, 턱시도 대여 등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한 마디로 밥값을 제외한 모든 비용이다. 이 비용은 물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었다. 적절한 위치와 저렴한 비용의 예식장을 알아보니 한 회사의 사옥에 있는 웨딩홀밖에는 대안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허접한 웨딩홀일 수 있었고, 식당도 구내식당이었으니 말이다. 대신 매일 직원들이 식사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위생상태는 매우 좋았다. 메뉴는 갈비탕이었는데, 음식 맛은 꽤 훌륭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렇게 결혼식을 매우 간소하게 치렀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장의 음식이 비싼 것에는 이유가 있다. 평일에 거의 가동되지 않는 커다란 공간이라도 비용이 들어가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다. 보통 샐러드바를 이용하는 비용을 생각해보면 터무니없이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가 가동률에 있는 것이다. 높은 비용에 비해서 음식의 품질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곳은 매일 구내식당으로 활용되던 곳이라서 그런지 가격 대비 음식 맛이 매우 훌륭했다. 근사한 곳에서 식사 한 끼 대접하는 것보다 평상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별함을 부여하고 싶다면 특별한 장소보다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 되어 멋진 하객을 초대할 수 있으면 그야말로 멋진 결혼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이는 것에 집착하여 근심을 얻지 말자.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