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8
버스를 탔다. 버스창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건물들에 빽빽하게 걸려있는 간판이 보였다.
저렇게 많은 회사들과 가게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걸까.
저마다의 업무와 그 밖의 문제들, 사람들과의 관계로 힘드려나?
계약직인가, 정규직인가, 점심은 주로 뭘 먹지?
세상에 이렇게나 많고 다양한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을 해서 벌어먹고 사는지,
저렇게 많은 건물 안에 간판이 잔뜩 모여 있는 걸 보니 온갖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더욱 든 건 직장에 첫 출근한지 얼마 안 돼서 였다.
매일 긴장의 연속이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틀리면 어떡하지 노심초사.
간부들 뿐 만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눈 밖에 나면 안 될 텐데 하는 불안감.
아침에 눈을 뜨면 퇴근은 한참 먼 것 같이 느껴지는데 또 막상 일주일을 돌아보니 어느새 금요일이다.
하루는 참으로 긴데, 일주일은 생각 외로 금방 간다.
월급날은 들입다 안 오는데 뒤돌아보면 1년이란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간다.
시간은 흐른다. 이 당연함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지금 이 순간 흘러가고 있는 1초, 1초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던 것 같다.
아니,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의식하지 못했었지.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은 찰나의 1초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평생이 된다는 것을.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2019년 3월 8일 12시 19분 30초, 31초-...
이것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인데
하루하루를 너무 일만하면서 의미 없이 보내는 건 아닐까?
일을 하면서도 많은걸 배우지만, 인생을 일만으로는 채우고 싶진 않다.
─생각은 이렇게 하는데, 막상 현실은 퇴근하자마자 바로 뻗어 잠들어 일어나면 11시. 다시 씻고 누우면 출근시간. 일하고, 퇴근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자고.
반복하니 어느새 2019년도 3월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