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쌩쌩 달리는 루돌카 택시를 타기 위해 손짓 제동을 걸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스마트 앱의 시대라 광클(이 아닐지도)하여 정해진 장소에서
접선한다.
이토록 썰매 타기가 녹록치 않은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서 잘 이용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12월은 캐럴도 자체적으로 많이 듣고 송년 영화를 즐기기도 했다.
겨울 음악도 맴도는 걸 보면 연말 분위기에 조금 올라서 있는 느낌이다.
장대비가 내린 여름을 기억하고,
눈이 내린 것도 모자라 한파에 담 넘은 곰팡이를 만나기도 했다.
내심 많은 것을 바랐고 또한 이루었던 2023년이었다.
2024년에는 어디에 누구에게 무엇에 손짓해 탑승해야 할지
팽팽해진 고민이 찢어지며 샌다.
더욱 정교해진 세상살이에 진흙 피해 가며 걷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인데,
시시콜콜 따지며 사는 게 과연 맞는지 싶다.
우리 세상은 화산 폭발로 빨갛고, 전쟁과 로켓으로 빨갛고,
가난한 이웃을 찾는 마음으로 빨갛고, 고양이에게 할퀸 자국이 빨갛네!
라면과 김치, 어묵 국물 생각만으로도 수박처럼 빨갛다.
졸고 있는 어느 오토바이는 배달통 안에 전화번호를 숨겨 두었겠지?
오늘 새벽,
빨개진 만큼 많은 주문량 위로
하얀 눈이 내린 모양이다.
콜록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