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고집으로
에어컨을 8월부터 틀겠다고 다짐했었다.
예년보다 이른 불볕더위의 기세로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기온이 높은 것도 모자라 습도도 높아 둘의 블루스인 불쾌함의 활개를
도저히 당해 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자 하나가 축하고 늘어졌다.
너무 더워 등목이라도 했는지 대자로 뻗고 길목에서 낮잠 중이다.
아침마다 30℃를 웃도는 온도와 70%를 넘는 습도에
도미도 힘들어 눈동자가 돌고 머리가 돌며 휘청한다.
하필 누운 자리가 물이 아닌 뭍이다.
여름철 물놀이 후
도미의 마음은 몇 ℃, 내려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