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물어나 볼걸

주안동, 2026

by 유광식

까만색 운동화가 한낮에 세상 편하게 누웠다.

한 짝만 올라 고집을 누리고 있다.


쫓겨난 신세의 색깔은 아닌지

어느 수상한 눈초리는 아닐까

몰카는 아닌지 생각한다.

나의 뻔한 백전백패 시선 던지기 수법이다.

공교롭게도 말끔한 하얀색 운동화가

검정의 속을 긁고 만다.


백이니 흑이니 하는 것들은

쉽사리 서로 가까워지지 않을 거면서도

붙어사는 것들이자 선거와 다름없고

밧줄 없이 당기는 줄다리기처럼

승패 모르게 시간만 질질 끈다.


짝 잃은 운동화는

매 발에 채는

한 소년의 헐벗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