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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아니 Jan 17. 2023

03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2)

대안학교에서 대학가기

 
 내신 성적과 수행평가의 스트레스가 학교를 떠나는 가장 주된 원인이라면 그 다음으로 뒤를 잇는 것은 심리적, 정신적인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전 사춘기의 방황이나 갈등이 학교를 떠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 3년간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친구를 사귀고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친구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문제들이 심리적 요인이 되어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보편화되고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화가 줄어들면서 아이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는 것과 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서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디어 기기의 보편화는 아이들 사이에 관계의 단절을 심화시켜온 또 하나의 주범입니다. 굳이 대면해서 친구를 사귀지 않아도 얼마든지 게임이나 SNS를 통한 관계형성이 가능한 아이들에게 학교 공동체가 가져다 주는 의미는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입시교육으로 치달아온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낮아지고 자퇴라는 것이 더이상 특별한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여러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중고등학생들의 자퇴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또래 관계를 통해 사회성과 자아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중학교 시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입시등의 이유로 자퇴를 고민하는 고등학생의 경우에라도 자퇴 이후의 심리적 압박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2024 학년도부터 대입 정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내신 시험이나 수행평가에 들어가는 절대적인 시간을 정시준비에 쏟아붓는다면 대학 합격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시 준비는 말그대로 수능시험 한가지에만 올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능을 잘 못볼 경우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의 부담감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끝까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정신력이 부족하거나 막연히 재수학원을 다니면 잘 되겠지라는 생각의 도피성 자퇴는 성적이 생각보다 안나오는 경우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게 될 수 있습니다.  
 
입시로 얼룩진 공교육의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또래와 어울리며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배려와 공감, 소통과 갈등의 해결 등을 배워가는 것은 학교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중 하나입니다. 혼자 도서관에 앉아 수능 시험 준비를 하고 명문대에 합격하는 것이 친구들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만큼 우리나라의 명문대 졸업장 파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합니다.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한 자퇴학생들의 증가는 막을 수 없는 시대흐름이 되어가고 그만큼 학교밖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비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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