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는 언제부터 힘든 일이 되었을까?
나는 모유수유를 한다. 일명 완모(완전모유수유; 분유를 먹이지 않음)를 한다. 처음부터 완모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출산 후 아기나 나의 상황을 고려해서 한번 해보고 안되면 말아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태어나자마자 나의 품에 안겨 입을 쪽쪽거리며 가슴을 찾는 아기의 본능적인 움직임에 나도모르게 꼭 모유수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만 3개월 간 모유수유를 하니 많은 장점이 있었다. 이렇게 장점이 많았는데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다니! (산모들에게 모유수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내가 모유수유를 한 이유와 그 장점을 써보려한다.
출산 후 산모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모유수유는 출산 직후 산모의 자궁수축을 일으켜 자궁이 원래 크기로 회복되고 오로가 빠르게 배출되게 한다. 옥시토신 증가에 따라 산후 출혈이 감소하며, 연구결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도 감소시킨다. 모유수유를 하면 살도 빠르게 빠진다(!).
실제 출산 후 2주 뒤 받은 산부인과 외래진료에서 의사선생님은 진료하자마자 "아기가 모유를 잘 먹나보네요?" 라고 말씀하셨다. 내 몸의 회복이 빠른 것을 보고 바로 아신 것이었다. 모유수유가 아기에게 좋은 장점만 부각되는 것이 참 아쉽다.
아기와의 애착형성과 동시에 빨기욕구 해소가 된다. 신생아 시절 아기는 하루에 수도없이 밥을 찾는다. 아직 위장도 작기 때문에 1회 식사 시 섭취량이 작고 소화가 빨라 자주 밥을 찾는다. 하루에 열번도 넘게 먹기 때문에 아기의 식사시간은 매우 긴 편이다. 그때마다 아기는 엄마의 품에 안겨 엄마의 냄새, 심장박동, 목소리를 들으며 밥을 먹는다. 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와 동일한 환경이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먹는 아기의 모습을 보며 나도 행복한 느낌을 받았다. 먹고나서 행복하게 웃는 아기의 모습을 볼 때면 정말 사랑에 빠진다. 더불어 모유수유는 분유수유보다 빨기가 힘들다. 젖병은 조금만 빨아도 쉽게 분유가 나오는 반면, 모유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신생아 시절 모유를 먹다가 아기들이 쉽게 피곤해하며 잠드는 것이다(깨워가면서 먹여야한다.). 그래서 아기들의 빨기욕구가 매우 잘 해소되며 모유수유를 하는 아기들의 경우 공갈젖꼭지를 자주 찾지 않는 아기들이 많다. 충분히 모유수유를 하며 빨기욕구가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 모유수유의 장점은 많다. 분유가 지향하는 목표점이 모유인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모유가 아기에겐 더 좋은 영양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분유수유시에 겪는 배앓이, 변비 등 부수적인 걱정을 덜게 된다. 물론 분유도 장점은 있다. 엄마가 아니어도 아기에게 먹을 것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량적으로 아기가 얼마나 먹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나도 둘째가 생긴다면, 그리고 둘째와 첫째 터울이 많이 않다면 둘째는 분유를 먹일지도 모르겠다.
추가로 모유수유를 하려던 사람들이 모유수유를 너무 어렵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어느정도 대한모유수유의사회 홈페이지 및 상담실, 그리고 유투브채널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소아과, 삐뽀삐뽀 정유미tv, 그리고 책 삐뽀삐뽀 119 우리아가 모유먹이기 등을 참고해서 공부해야한다. 공부를 통해서 모유수유를 어렵지 않게 여기는 것이 목표이다. 공부를 하면 세간의 이상한 말들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모유수유를 하면 매운것, 카페인, 밀가루를 못먹는다(땡) 라던가 아기 치아가 상한다(땡), 분유가 더 영양분이 좋다(땡), 모유수유하면 아기가 통잠을 못잔다(땡), 6개월이 지나면 영양분이 안좋아진다(땡), 물젖은 영양분이없다(땡) 등... 정말 이상한 비과학적인 말들이 많은데 이걸 소아청소년과전문의들이 정정해도 이러한 말들은 입과 입을 통해 전달되며 쉽게 정정되지 않는다. 한 생명을 먹이는 행위인 만큼 조금만 공부해서 마음 편한 모유수유를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