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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Mar 16. 2017

베일을 벗은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끈 애니메이션의 리메이크작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던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가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1991년 作)이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걸작이었기 때문에 이 실사영화 리메이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있었죠. 


사람들은 배우 캐스팅 단계에서도 주목했습니다. 여주인공 벨 역할에 엠마 왓슨, 야수 역에 댄 스티븐스, 악역 개스톤 역에는 루크 에반스, 회중시계인 콕스워스 역에 이안 맥켈런, 촛대 르미에 역에 이완 맥그리거, 그리고 미세스 팟 역에 엠마 톰슨까지... 이름만 대도 입이 떡 벌어질 초호화 출연진을 완성했습니다. 


개봉 첫날, 기다리고 있던 <미녀와 야수>를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https://youtu.be/n7LZA4Er7_g

미녀와 야수(2017) 예고편 


26년 만의 리메이크, 원작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


원작 애니메이션이 ‘명작 애니메이션이란 이런 것’이라는 기준을 관객들에게 제시해준 작품이니 만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무척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한 원작의 장점을 살리되,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를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원작과 차별적인 요소를 둬야 했습니다.

 

벨(엠마 왓슨)과 벨의 아버지 모리스(케빈 클라인)

첫째로 캐릭터의 차별성을 뒀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벨의 아버지 모리스는 괴짜 발명가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번 실사영화에서는 정확한 직업이 나오진 않지만 예술가라고 언급됩니다. 원래 원작 동화에서는 상인이었죠. 원작의 개스톤은 사냥꾼이었지만, 실사영화의 개스톤은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으로 등장합니다. 모리스와 개스톤뿐만 아닙니다. 성의 저주 걸린 사람들 중 옷장으로 변신한 시녀는 소프라노라는 설정이 더해졌고, 더불어 그녀의 남편은 성의 지휘자로 하프시코드로 변신했다는 설정까지 더해졌습니다.


개스톤(루크 에반스)과 그의 친구 르푸(조쉬 개드)

둘째로 스토리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이뤄졌습니다.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벨의 아버지 모리스는 발명품 경연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떠나 길을 잃어 야수의 성에 이르렀지만, 이번 실사영화에서는 자신이 만든 수제 오르골을 판매하기 위해 집을 떠납니다. 야수의 성에 도착한 모리스의 행동과 성에 갇히게 된 경위도 차이가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야수는 자신의 성에 허락 없이 들어왔기 때문에 모리스를 가뒀지만, 실사영화의 모리스는 원작 동화와 같이 자신의 정원에 피어있는 장미를 허락 없이 꺾었다는 이유로 모리스를 가둡니다. 


뿐만 아니라 원작에는 없는 벨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야수의 부모에 관한 이야기, 개스톤과 모리스의 다툼, 인챈트리스(요정)의 이야기까지... 원작 스토리에 이런저런 설정과 이야기를 덧대서 애니메이션과의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야수(댄 스티븐스)와 벨(엠마 왓슨)

마지막으로 원작 애니메이션에는 없었던 새로운 노래들이 추가되었습니다. Aria(옷장/궁정 소프라노), Days in the Sun(마법에 걸려있는 성의 사람들),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벨), Evermore(야수)와 같은 새로운 사운드트랙이 삽입되었습니다. 


이렇게 원작 애니메이션의 원작인 유럽의 전래동화에서 차용한 설정들, 그리고 원작 애니메이션의 기본 스토리와 설정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수정되고 추가된 요소들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럼에도... 구관이 명관

원작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129분간의 러닝타임 내내 이어집니다. 하지만 그 시도가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에 비해 더 많은 캐릭터와 그 캐릭터에 부여된 백그라운드 정보를 담았습니다. 그에 비해 이야기를 끌어가야 할 메인 캐릭터인 벨과 야수의 캐릭터가 원작에 비해 옅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에 비해 서사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힘이 약합니다.


음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새로 추가된 사운드트랙들은 노래 하나하나를 들어보면 훌륭한 곡들이나, 이전 원작의 사운드트랙의 곡들과의 어우러짐을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뼈대만 남겨놓은 원작의 서사와 원작에 삽입된 사운드트랙들의 힘으로 영화 전체가 굴러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한 영상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까지 받은 음악들을 극장에서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관람을 추천합니다. 원작과의 차이점,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어린 시절 보았던 원작 애니메이션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별점(★ 다섯개 만점) : ★★★☆
한줄 평 : 역대 가장 잘생긴(!) 디즈니 프린세스와, 원작 음악의 힘으로 끌고 간 러닝타임. 명작은 괜히 명작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리메이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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