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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Jun 01. 2017

6년 만에 돌아온 캡틴 잭 스패로우

<캐리비안의 해적 5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관람후기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 소설이나 만화를 영화화하는 일은 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소설이나 만화 모두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화화를 시도하기에 무척 적합하거든요. 하지만 기본 서사 구조가 없는, 놀이공원의 놀이기구가 영화화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입니다.


https://youtu.be/FwauqxGbgQ0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개봉을 앞두고 조니 뎁이 Pirates of the Caribbean 놀이기구에 등장했다.



돌아온 캡틴 잭 스패로우


이번 편은 2003년에 개봉한 <블랙 펄의 저주>를 시작으로, <망자의 함>(2006), <세상의 끝에서>(2007), <낯선 조류>(2011)를 잇는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하지만 네 번째 작품이었던 <낯선 조류> 보다 더 4편 같은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3편에서 하차한 주연들인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키이라 나이틀리)의 아들인 헨리 터너(브렌턴 스웨이츠)가 등장하여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3편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쿠키 영상에 등장한 윌 & 엘리자베스의 아들


영화는 한 사내아이가 자신의 발목에 바윗덩어리를 연결한 밧줄을 묶은 후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바로 이 아이가 3편에서 하차한 윌과 엘리자베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에요. 3편 <세상의 끝에서>의 마지막에 삽입된 쿠키영상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둘의 2세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 아이가 자라 아버지인 윌을 찾아간 것이고요. 윌은 3편에서 바다에서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 데비 존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지만, 윌을 다시 살리고자 한 잭의 계책으로 데비 존스의 심장을 찔러서 다시 되살아나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이 된 바가 있습니다. 다시 살아났지만, 더치맨의 선장으로서 10년에 한 번 뭍에 오를 수 있는 저주에 걸린 윌. 하지만 이번 편의 시작 부분에서 10년이 지나도 뭍에 오를 수 없는 상태로 보입니다. (윌의 저 잘생긴 얼굴에 따개비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세요... 저승으로 인도해야 할 영혼을 잃어버린 듯 보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꼭 찾겠다는 아들 헨리를 달래며, 윌은 다시 바닷속으로 돌아갑니다.



시간이 흘러, 청년으로 성장한 헨리(브렌턴 스웨이츠)는 영국 해군의 선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저주를 풀 유일한 길은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는 것이라는 방법을 가슴에 가지고, 그리고 그 삼지창을 찾기 위해서는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찾는 것이 희망이라며 바다를 떠돌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헨리가 타고 있는 배가 저주받은 악마의 삼각지에 들어서게 되었고, 죽어도 죽지 못한 유령 선원들과의 전투가 벌어집니다. 모든 승무원이 다 죽은 후, 헨리는 저주받은 유령, 스페인의 해군 장교인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살라자르는 잭 스패로우에게 자신의 말을 전하라며 헨리를 살려서 보내줍니다.



한편, 헨리가 찾아 헤매고 있는 잭 스패로우(조니 뎁)는 바다를 호령하던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술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도둑질도 똑바로 못하고, 술을 사기 위해 은화 대신 원하는 것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장물로 넘기는가 하는 한심한 모습들을 보이죠. 부하들 또한 망가진 잭 밑에서는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다며 등을 돌려버립니다. 하지만 잭은 여전히 자신의 배인 블랙 펄을 가슴에 품은 채 화려했던 옛날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몸값이 많이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그가 머물고 있는 카리브해 지역의 영국군들에게는 골칫거리이며 체포해야 할 대상이기도 했고요.


헨리 터너는 살라자르가 살려주어 난파된 널빤지를 타고 우연히(!) 잭이 머물고 있는 이 지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유령 함대에 격파되기 전에, 선장에게 항명했다는 이유로 소매가 찢겨 발견됐기 때문에 역시 체포하여 처형될 운명이었지만, 헨리가 무의식 중에 중얼거린 몇몇 단어를 알아들은 간호사로 변장한 카리나 스미스 덕분에 병원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마침내 잭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카리나와 함께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아 떠나게 된다.


한편, 마녀로 몰려 처형당할 위기에 빠져있던 카리나 스미스(카야 스코델라리오)는 실제로 마녀가 아닌 천문학자 여성입니다. 어릴 적 고아원에 버려질 때 아버지가 남겨주었다는 루비 박힌 일기장을 소중히 하며 그 안에 기록되어 있는 별들을 연구하다가 마녀로 몰린 것이었죠. 카리나 또한 잭이 도피하고 있는 이 지역 군인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로, 우연히 잭과 헨리를 만나게 되며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잭이 술을 얻기 위해 그의 나침반을 장물로 넘기게 되자, 살라자르와 유령 함선은 악마의 삼각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닥치는 대로 해적선들을 습격하여 한 명만 제외하고 몰살해버립니다. 이는 바다의 맹주인 핵터 바르보사(제프리 러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바르보사 해적단 소속의 배가 여러 대 격파된 상태였죠. 이 때문에 더 많은 배와 재물을 잃을 수 없었던 바르보사는 살라자르를 만나 잭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고 살라자르와 협상을 합니다.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찾아 떠난 잭과 헨리, 카리나는 바르보사와 함께 쫓아온 살라자르에 의해 죽을 뻔했지만, 바다를 떠날 수 없는 저주에 걸린 유령들은 뭍에 오르지 못합니다. 잭 대신 살라자르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빠진 바르보사는, 살라자르 대신 잭을 잡아오겠다고 약속한 후 섬에 오르고... 역시 캐리비안의 해적 1편 <블랙 펄의 저주> 편의 최종 빌런답게 바르보사는 살라자르의 뒤통수를 치게 되는데...




4편 <낯선 조류>보다는 낫지만...


관객들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어떤 것을 기대할까요? 철학적 깊이? 혹은 딱 떨어지는 스토리와 개연성? 아니면 유쾌한 잭 스패로우의 모험담과 듣기만 해도 심장이 뛰는 ‘He's Pirates’ 나 ‘Jack Sparrow’와 같은 음악들? 저의 경우에는 심각하지 않고 가볍기 그지없는 잭 스패로우의 모험담과 캐리비안의 해적에 삽입된 음악들을 기대하고 극장으로 향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께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 보기 나쁘지 않은 영화일 겁니다. 잭은 여전히 엉뚱하고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고, 황당무계한 포세이돈의 삼지창 이야기나, 영원히 고통받는 해군들과의 오버 액션도 즐겁습니다. 6년 만에 극장에서 듣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테마곡들은 관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게다가 Full IMAX 상영입니다. 아이맥스 형식의 상영관에서 영화를 적지 않게 관람했지만, 영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아이맥스로 상영되는 것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한국 시장에 아이맥스 광풍을 불러왔던 <인터스텔라>도, 이후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심지어 <캐리비안의 해적 5편>보다 몇 주 앞서 개봉했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 2>도 모든 장면들이 아이맥스 사이즈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아이맥스와 비슷한 사이즈였습니다. (오랜만에 천호동까지 원정 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



하지만 서사의 개연성을 따진다면 극장 관람을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잭의 나침반과 살라자르의 저주는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아들내미가 다 죽어 가는데 잃어버린 영혼인 살라자르를 데리러 윌은 왜 안 나타나는 것인지... 포세이돈의 삼지창이 그렇게 대단한 물건인데 꼴랑 물장난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 뜬금포로 풀리는 카리나의 출생의 비밀이라던지... 해소되지 않는 의문들이며 설정의 구멍들이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처음 제작된 세 편의 영화를 따라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핵노잼이었던 4편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봅니다. 그냥 잭 스패로우가 또 얼마나 미친 모험을 하나 내려놓고 보러 가신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고요. ^-^;



3편에서 하차한 윌 - 엘리자베스 커플의 팬들은 꼭 보세요!



게다가 3편에서 하차한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키이라 나이틀리)을 다시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둘 다 겨우 특별출연 정도의 분량이지만, 그래도 이 커플의 팬이라면 다시 대형 스크린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후엔 출연하지 않을 것 같지만... 윌이랑 엘리자베스를 다시 투입해줬으면 좋겠다. 헨리랑 카리나... 보다는 윌이랑 엘리자베스가 더 매력 있단 말이지요! 으흑흑흑 (네 저 윌-엘리자베스 커플링의 팬입니다... ^_T) 솔직히 엘리자베스의 재등장은 예상치 못했던지라 (윌의 경우는 올랜도 블룸 컷이 예고편에도 들어가 있었고 프리미어도 같이 돌고 해서 알고 있었지만...) 엘리자베스가 등장한 순간 무척 반가웠습니다. 다시 잭과 윌, 엘리자베스의 합을 보고 싶은데... 안 되겠죠? 네. 안될 거예요.


캐리비안의 해적 5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별점 : ★★★☆ (3.5개 / 5개 만점)
한 줄 평 :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캡틴 잭과 함께 하는 씐나는 놀이 한판!
다시 돌아온 잭 스패로우를 환영합니다!


https://youtu.be/5RWz1ostEt8

<캐리비안의 해적 :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최종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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