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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Feb 14. 2019

돌아왔어! 나의 비엔나!

마음의 고향에서 맞은 서른세 번째 생일

오스트리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내게 생기는 변화.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대한민국이 나의 조국이라면, 오스트리아는 내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오죽하면 ‘삼신할머니가 실수로 나를 한국에 태어나게 하신 것 같아.’ 이런 소리까지 할까. ^-^;


2017년 유럽 여행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지만, 생일을 집이 아닌 여행지에서 맞는 첫 번째 여행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비엔나에서 머물고 있었던 여행 둘째 날이 내 서른세 번째 생일이었고, 잘츠부르크에서 머물렀던 여행 일곱 번째 날이 집에서 챙기는 음력 생일이었다. 어쨌든 양음력 생일 모두 내 마음의 고향 오스트리아에서 보내게 되어서 무척 행복한 여행이었다.






비 내리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헬싱키 반타 국제공항까지 약 열 시간 남짓 날아 나를 유럽에 데려다주었다. 반타 공항에서 EU 입국심사를 거쳤다. 이전의 프랑크푸르트 공항 경험 때문에 입국심사가 깐깐할 것이라 예상하고 긴장하고 있었는데, 입국심사관이 내 여권을 보더니 꽤 유창한 한국말로 “안뇽하세요우!” 하기에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웃으며 한국말 잘한다고 엄지를 척, 추켜올려 세워줬더니 “Have a nice trip!” 이라며 덕담까지 건네더라.


환승 대기시간 약 세 시간 동안 반타 공항에서 와이파이를 잡아 SNS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헬싱키에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해가 지고 있었지만 괜찮았다. 헬싱키의 시간이 비엔나보다 한 시간 빠르고, 위도가 더 높아서 일몰시간이 더 빨랐기 때문에 시간은 걱정할 바가 아니었다.


두 시간 남짓 비행을 해서 비엔나에 다다랐을 때, 붉은 노을이 비엔나의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오스트리아의 평야지대와, 비엔나 외곽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많은 풍력 발전기가 비행기 창 밖으로 보이자 직감적으로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해 여행에서 그랬듯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착륙 준비를 하고, 활주로에 비행기 바퀴가 닿았을 때, 나의 비엔나는 시시각각 순간순간 변하는 하늘의 색깔로 나를 환영해주고 있었다. 그런 비엔나에게 나도 맘 속 깊은 곳에서 응답해주었다.



‘나의 비엔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나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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