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2B SaaS 스타트업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라고 하지만, B2B SaaS 분야는 O2O 서비스, 플랫폼 서비스, 제조업 분야 등에 비해 아마도 최근에 가장 많이 성장한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따라 B2B 영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체감되는데요, 아무래도 기업고객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스타트업들의 마케팅 전략보다 영업 전략이 우선시되기 때문일 겁니다. 이 분야에서 세일즈/영업 전략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대략적으로 2~3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전통적인 B2B 아웃바운드 영업 방식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잘 알고 지내던 전통의 소프트웨어 강자들이 사용하던 방식이며, 방법론에 있어서 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유능한 필드 세일즈 담당자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합니다. 라이센스 형태로 판매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서버에 설치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 방식은 소프트웨어의 수요와 완성도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기대치 이상일 경우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2B 영업은 고객을 특정하기에 용이하며 그렇다면 투입되는 리소스만큼 결과가 반드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을 스타트업에 적용할 때는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전문 영업 인력의 부족입니다. 소프트웨어 영업 전문가의 높은 몸값과 성장할수록 계속 증가해야 하는 인력 리소스 구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것입니다.
둘째, 리셀러, 총판 혹은 SI 업체를 통한 판매입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주로 개발자들이 주도적으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판매에 있어서 너무 막연한 나머지, 기존 소프트웨어 총판, 리셀러 혹은 SI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갖으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얼핏 생각할 때 이 방식이야 말로 정말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우리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리셀러는 판매에 집중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 전략 아니냐는 겁니다. 물론 파트너십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될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스타트업 소프트웨어 벤더와 기존 리셀러와의 이러한 환상의 조합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리셀러들은 수십 년의 업력을 가진 영업의 베테랑들입니다. 기존 리셀러들에게 힘의 균형이 쏠리면서 자연스럽게 갑을관계가 형성이 되고, 소프트웨어 벤더사 입장에서는 해당 시장 생태계를 알 수도 배울 수도 없게 되는 상황이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유명한 아틀라시안(Atlassian)이 추구했던 Flywheel 전략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아틀라시안의 창립자인 마이크 캐넌 브룩스가 주창했던 Flywheel 전략은 SaaS 판매에 적합합니다. Flywheel 전략이란… 좋은 제품을 만든다. 가격을 낮춘다. 대신 많이 판다. 많이 팔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 팔아야 한다. 온라인에서 팔기 위해서는 데모 버전을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어야 한다. 파워 고객이 일단 다운로드를 하였으면 끝까지, 끈질기고, 최선을 다해서 서포트를 해준다. 그래서 또다시 제품을 개선시킨다.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개발자 포럼을 개최하기도 한다… 라는 테크트리를 타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의 결정적인 사항은 방금 말했던 역할을 다름 아닌 개발자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Flywheel 전략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영업 담당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영업과 고객관계에 대한 이해와 수용만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