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을 영상으로 보기 https://youtu.be/FDFmIQsX_D0
영업 상황에서 프레젠테이션은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진행한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은 고객과의 미팅을 마치고 나서 고객 쪽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할 때이다. 경쟁사가 있을 경우 좀 더 광범위하고 공개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 진행한다. 입찰일 경우가 대표적이다. 경쟁사가 있더라도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만큼은 오롯이 우리의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경쟁 상황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의사결정권자에게 그 판단을 물을 작정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때는 의사결정권자의 성향이나 판단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영업 상황에서 프레젠테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문 컨설팅 회사에 엄청난 돈을 주고 프레젠테이션을 의뢰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일반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여전히 큰 영향을 줄까? 그렇다.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준다. 업종에 따라 프레젠테이션이 잦은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있지만, 일단 프레젠테이션이 잡히면 다른 일은 일단 접어두고 매일 연습하고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나 스타트업의 경우 영업 상황 말고도 투자 유치를 위한 피치(pitch) 상황도 종종 있을 테니 기본적인 사항을 익히면 좋을 것이다.
1) 절대 스크린을 보지 말자. 정말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개념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이란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PowerPoint)가 아니다. 파워포인트라는 툴(tool)은 프레젠테이션을 도와주는 일종의 부가 서비스일 뿐이다. 설사 빔 프로젝터나 노트북이 없더라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조금 과장으로 들리더라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스크린의 저주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의 주의를 이끌어내고 잘 짜인 스토리텔링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여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나에게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으므로 청중의 피드백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그런데 그 소중한 시간에 스크린이나 쳐다보고 있다면 결과는 보나 마나 뻔하다. 혹자는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스크린을 보지 않는다면 그 많은 슬라이드를 다 외워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 전부 다 외워야 한다. 서른 장 짜리 슬라이드를 발표한다면 서른 장 짜리 슬라이드가 하나의 줄거리로 주욱 이어져서 나의 이야기로 체화되어 나와야 한다. 물론 슬라이드가 제대로 넘어갔는지 확인도 할 겸 살짝살짝 커닝하는 정도는 무방하다. 그런 마음을 갖고 발표에 임하도록 하자. 이를 위해서는 내 영업 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인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 인터넷으로 며칠 정도 배우는 수준으로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완벽해질 때까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준비가 없으니 영업이 잘 안 되는 건 당연하다. 다시 고쳐 말하자면 암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파워포인트를 청중과 함께 보며 읽는다. 그럴 거면 차라리 그냥 유인물을 나눠 주는 게 낫지 않을까?
2) 동영상으로 연습하자. 녹음된 나의 목소리도 어색하지만 동영상 속의 내 모습은 정말 어색하다. 그러나 그 어색하고 쭈뼛한 모습이 나의 실제 모습이다. 프레젠테이션 시간 내내 나는 청중을 바라보지만 청중은 나를 바라본다. 그러니까 내 모습이 중요한데 내 모습은 전혀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재생시키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고쳐야 할 모습이 수십 가지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군더더기가 많음을 깨닫게 된다. 특히 프레젠테이션할 때는 안정적인 모습이 중요한데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잘 가누지를 못한다. 너무 많이 움직인다. 시선은 좌측, 가운데, 우측, 가운데, 좌측으로 차례대로 돌리며 관중들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일단 시선 자체가 불안하다. 관중을 바라보지 않으면 불안해 보이고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그러므로 신뢰성이 떨어진다. 또 하나, 손을 잘 가누지를 못한다. 너무 많이 머리를 쓸어 넘긴다든지, 코를 만진다든지, 허리춤을 추킨다든지, 헛기침을 한다든지 등등의 모습을 자제하자. 그리고 스텝도 방향성 없이 이리저리 춤추지 말도록 하자. 잠깐 동안 내가 군인 장교라고 상상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직돼 보이란 말이 아니다. 산만하게 보이지 말자.
3) 슬라이드당 6줄을 넘기지 말자. 스티브 잡스처럼 슬라이드를 그림으로만 채우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숫자만 나오게 만드는 건 개인의 취향이다. 그러나 스크린에 6줄 이상의 텍스트는 쓰지 말자. 너무 많은 텍스트는 청중을 혼동스럽게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흐트러트린다. 텍스트가 많은 스크린을 보는 것은 마치 초스피드로 읽어대는 케이블 TV의 보험 광고를 보는 것과 흡사하다. 발표할 때 텍스트를 많이 보여주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해당 내용을 잘 몰라 청중이 아닌 자신이 그 텍스트를 보면서 지식을 떠올리기 위함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스크린에 보이는 텍스트만큼이나 열심히 일 했다고 어필하여 근면 성실함이나마 인정받기 위함인 경우다. 앞서 언급했던 스크린을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떠올려 보자. 프레젠테이션의 개념을 재정립한다면 텍스트를 많이 넣을래야 넣을 수가 없어지게 된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