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조직 구축 노하우 (1)
S사는 야망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여러 차례 피벗 하면서 점점 사업이 정교해지고 있다. 비록 손익분기점 근처에도 가지 못했지만, 이래저래 작은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 얼마 전 5억 원 규모의 엔젤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동안 S사의 명제는 기술 개발과 투자 유치였다.
데스밸리(Death Valley)의 긴 터널을 지나는 이 시점에, 다시 말해 창업한 지 2~3년쯤 지난 스타트업들은 이제야 영업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다. 모든 경우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시리즈 A 이상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영업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매출을 발생시키지 못한다면 투자 유치도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매출이 없다면, 앞으로 약속된 시간 내에 매출이 확실히 발생할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를 보여 주어야 하는 데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매출을 발생시키는 행위, 즉 영업은 거의 모든 스타트업에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런데 많은 초기 스타트업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창업 초기에 영업 전략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대체로 '우리는 영업에 매달리지 않는다.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견고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조만간 제이커브(J-Curve)를 그릴 것.'이라고 자신한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스템을 잘 갖추어 놓으면 무엇이든 자동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영업은 행위의 예술이기 때문에 실제로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아무리 시스템을 갖추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 하게 만들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부터 영업 조직에 대한 생각을 늘 하고 있어야 한다. 급할 때 영업 프로 한 명 어떻게 구해서 돈 벌어오라고 시키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런 전문 영업 프로는 몸값이 천정부지 일뿐더러, 그런 훌륭한 인재가 공동창업자 자격도 아닌 상태로, 연봉도 깎여가며 합류할 이유도 없다. (일반적으로 제도권 안에 있는 영업 프로는 연봉과 인센티브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또한 유능한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기존 내부 인력과의 케미도 고려를 해야 한다. 자칫 조직을 와해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공동창업자 중에 반드시 영업팀장(혹은 영업이사)이 있어야 한다. 즉 회사 내에 소위 사업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내부의 개별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밖으로 나가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 집요하게 물어올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객과 사기꾼을 잘 구별하면서 진상 고객으로부터 괴로움도 당해 보고 수많은 거절을 감내할 사람이 필요하다. 또 귀찮은 일이지만 목표를 할당하고 영업 파이프라인을 관리 감독하고 성과를 예측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런 행동 기반의 일꾼이 없어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다. 작은 회사일수록 명심하자. 조직에 반드시 소 키우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베스트셀러 ‘영업은 결과로 말한다’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