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다는 오만

나라고 특별하지 않다

달리기는 참 매력 있다

일단 맨몸운동이라 좋다^^

오로지 몸띵이 하나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등산도 좋지만

운동화하나 가뿐하게 신고 한 바퀴 휘~~ 달리는 그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한동안 쉬었던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다

런데이 어플을 깔고

한 달간 꾸준히 뛰었다

25번째 달리기 하는 날이 마라톤 5km 신청한 날이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여의도까지 혼자 가면서도 마음이 참 신났다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좋고~^^

마라톤 경기참여는 3번째인데

갈 때마다 느끼지만

참 달리기 하는 사람 많다

부부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동아리나 팀으로 오신 분들도 보인다

이번엔 혼자 가서 사람구경을 더 잘하고 왔다

하프마라톤

10km

5km 순서로 출발한다

하프도 빨리 뛰는 사람이 먼저 출발하고 좀 늦게 뛸 사람은 뒤에 출발한다

달리기 초보자인 내 눈에 하프 출전하시는 분들은

참 대단해 보인다

부럽다~~ 내 체력에 저런 날이 오긴 할까 싶다

5km도 빠른 사람이 먼저 출발하고

천천히 뛸사람은 마지막에 출발이다

거의 마지막 팀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반환점을 돌고 오다 보니

아까 막 빨리 뛰어가시던 분들이 걷고 계시기도 했다

모두 각자의 스타일대로 달리는 것

정답이랄 것이 없다

달리기는 참 인생 같다...

이번 나의 목표는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었기에

시작부터 끝까지 똑같은 페이스로 완주를 해냈다

결승점이 보이니 나도 모르게 빨라져서

마지막에 좀 숨이 차 긴 했지만

이만하면 아주 성공적이다

나 스스로 칭찬^^

인생을 살다 보면 참 숨이 찰 때가 많다

내가 나를 잘 몰라서

속도 조절을 못해 빨리 가다가 그런 경우도 있고

너무 나만 늦는 것 같아 숨이 막혀 숨찰 때도 있다

달리기 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이

비교하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다

나만 거북이 같거든...

그러나

내가 나를 잘 알고 있으면

내 체력 내 컨디션 내 속도에 집중하게 된다

인생도 그런가 보다

내가 나를 잘 아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그건 나를 데리고 많이 뛰어보면 안다

그래야 내가 나를 만날 수 있다

아~요만하면 할만하구나

아~이만하면 지치는구나

아~그 정도면 적당하구나... 이렇게

어딘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어디서든 초보가 되어봐야 안다

초보일 때 나를 제일 많이 만날 수 있다

초보가 되어보면 알 수 있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걸

자존감 깎아내리는 그런 말 같이 들릴 수도 있는데

특별하지 않다는 건

사실 굉장히 위안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나만 특별하다 생각되면

인생이 참 불편해진다

격식을 차릴 것도 많고

잘 해내야 할 것도 많고

눈치 볼 데도 많아진다

예를 들면 연예인들의 삶이 그러할까?

꼭 유명인이 아니라도 어디든 주목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나는 특별해야 해~~라는 강박이 있을 수 있다

완벽주의 성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숨이 찬다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놀랍게도 모두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도 쟤도 사실은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한 척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나도 몇 년 더 달리면

하프 마라톤을 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꾸준히 달려

해낸 것이 전부이다

달리기 한 달 만에 참으로 느낀 것이 많다

앞으로 나의 달리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은 하나도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없고

매일이 서글프고 서럽고

재미있는 일보다 화나는 일이 많지만

그래도 나만! 특별히 그런 것이 아니니

너도 그럴 테니~^^

참으로 위로가 된다

이런 글을 쓸 이곳이 있어 참 좋다

너도 나도 특별하지 않다

특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그냥 끄적이다 간다~~♡

3번째 마라톤 기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