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다이어트는 폭식과 요요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요즘 인스타그램은 정말 어마어마한 플랫폼이 되었다. 쇼핑몰에서부터 시작해서 회화작가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이라는 공간에서 소통을 하고 자신을 보여주고 홍보를 한다. 인스타그램의 장점 중 하나는 내가 관심이 있어하는 분야의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들 위주로 내 피드가 구성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쉽고 편리하게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정보나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다.
나는 가장 처음 한일은 당연히 내 일상 계정과 다른 다이어트용 계정을 새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사람들의 계정을 하나둘씩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2018년 1월 초에 처음 계정을 만들고 팔로우를 하고 다른 다이어터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시절은 그저 마르고 적게 먹어서 체중을 감소한 사람들 위주로 팔로우를 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몸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엿보면 나도 절식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체중도 (저들처럼) 감량해서 빼빼 마른 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적게 먹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목표를 절식으로 잡은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 정말 정말... 답이 없었....후.....
하지만 칼로리 제한과 절식에서 오는 부작용을 5개월 동안 경험해온 나는 또다시 그 굴레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만 아무리 효과가 좋아봤자 나에게 맞는 방법이 아니면 말짱 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지만 난 인정을 하고 천천히 더디게 가더라도 안전하고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식단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건강한 식단과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위주로 그들의 삶과 식사를 보게 되었다.
누구는 양을 1/3만 줄여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식이조절을 하고, 누구는 점심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80%의 포만감을 느낄정도만 먹고 아침저녁으로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누구는 포만감은 크지만 열량이 적은 재료들로 직접 요리해서 하루 세끼의 식단을 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싶었던 나는 먼저 닭가슴살을 주문했다. 탄수화물의 비율보다 단백질의 비율을 높여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도 나에게 당연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게 닭가슴살이었다.
'이제 매 끼니마다 닭가슴살을 일정량 먹고 배가 부르지 않으면 탄수화물을 먹어야지!'라는 것이 1차적 목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생각이 나를 채식 식단으로 이끌게 했다.
닭가슴살을 먹고 배가 부르면 탄수화물을 먹지 않기로 했는데 나는 탄수화물이 먹고 싶어서 닭가슴살을 먹은 이후에는 더욱더 식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난 단백질을 다 먹어야만 탄수화물을 먹을 수 있어!라는 스스로의 틀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그리고 닭을 먹으면 그 이후에 탄수화물이 더 더 더 더 훨씬 당기는 기분조차도 습관이 되어서 식욕을 참을 수가 없게 된 이후부터는 99% 폭식이 이어졌다.
많이 먹고 나면 그 뒤가 더욱 처참했다. 어느 정도 먹고 정신이 들면 식욕보다 더 큰 죄책감이 몸과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먹은 음식을 제거하기 위해 다시 미친 듯이 운동을 했다. 이러면 예전이랑 달라진 점이 없잖아!!!
답은 간단했다. 내 몸이 식욕을 억누를 수 없게 하는 시발점이 무엇인지 찾은 후에 그 특정한 음식을 먹지 않으면 그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과식과 폭식을 방지할 수 있었다. 누구는 그게 고구마일 수도 있고 누구는 샐러드일 수도 있다. (내가 팔로우하는 폭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강박을 없애기 위해 몸에 맞지 않은 음식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과정을 보고 나도 시도했다.) 그 시발점인 음식이 나는 닭가슴살이었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힘들었던 나를 떠올렸고 그때부터 채식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도할 용기는 아직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이때의 나의 모습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채식을 하고 싶기도 한데 할 용기나 자신이 없고 걱정도 많이 되는 딱 그 어중간한 상태.
- 사진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한다면 다이어트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 먹었던 식단은 맨 윗줄 왼쪽 사진이다. 딱 봐도 완벽한 탄 단지 식단이다. 닭가슴살, 두부, 우유, 토스트도 하나 반
- 나머지 8장의 사진은 지금 먹는 식단이다. 두유와 콩 단호박 과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케이크도 먹는다. 다만 밀가루, 설탕, 버터, 기름, 계란,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용 케이크만 먹는다. 앞으로 쓸 글에 내가 어떻게 식단을 먹는지 변화시켜왔는지 더 자세하게 쓰고 싶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반복적인 폭식 절식의 식단, 아무런 정보 없이 혼자 하는 운동을 하던 나는 학교 주변으로 동생과 둘이 이사를 가면서 생활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다이어트 SNS를 통해서 식단에 대해서 많은 정보와 노하우들을 보고 따라 하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고 헬스장에서 대충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함께하는 그룹 PT를 받게 되었다.
엥????? 그게 뭐야????? 나도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PT가 가능한지도 몰랐다. 1월 중순부터 나는 그렇게 조금씩 함께하는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모든 다이어트에 대한 편견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그룹 PT를 받으면서 식단과 운동. PT를 지도 받았지만 여기에서 얻은 식단은 별로 도움되지 않았다. 거의 단백질 위주의 절식에 가까운 식단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 운동에 대해서는 확실히 느낀 점이 많았다. 나에겐 혼자 하던 운동은 지겹고 힘들고 어젯밤에 먹은 음식들을 제거하기 위한 운동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잘못은 전날 밤에 과식 폭식을 반복하던 나에게 있었지만 어쨌든 운동은 나에게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서로 힘든 모습, 땀 흘리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었다.
절대적인 운동량은 적어도 남들이 나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 만나서 같이 운동하지 못하는 날도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 루틴으로 운동을 하고 모든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채팅방에 인증을 했다. 그랬기 때문에 뒤쳐지고 싶지 않았던 나는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룹 PT가 모두 끝나고 내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웨이트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근력운동이 체중을 감량하는 데는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나에게 다이어트는 더 이상 그저 체중감량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내 외적인 부분을 더 아름다운 사람,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서 시작한 다이어트로 내 평생습관, 내 내면, 내 정신과 마음까지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운동은 그중 큰 부분을 차지했고 내가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지향하고 싶었다. '아! 웨이트 근력운동은 평생 하긴 힘들겠어. 즐겁진 않아...'라고 생각한 나는 그래서 다음 운동으로는 요가를 해보기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