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1100선을 돌파하며 뜨거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되어줄 '나침반'은 사라진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깜깜이' 호황장: 지수 랠리에도 리포트 부재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투자 정보의 비대칭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몰리는데, 종목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제대로 된 기업 분석 정보가 없다 보니, 실적보다는 테마나 소문에 의존하는 '투기판'이 형성되고 있다.
증권사의 변명: "돈이 안 되니까요"
증권사들이 코스닥 리포트 발간을 꺼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수요 부족이다. 크게 기관의 부재와, 비용, 리스크를 이유로 든다.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주 고객인 '기관'이 매매를 잘 안 하니, 굳이 분석할 유인이 없다는 것.
또한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스몰캡(중소형주) 분석 인력을 늘리는 것이 큰 비용 부담이다. 게다가 정보가 불투명한 소형주는 목표 주가를 제시했다가 틀릴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한몫한다.
정부의 압박 vs 현실의 벽
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증권사에 스몰캡 리서치 확대를 요청했고, 일부 증권사는 리포트 발간을 25% 늘리겠다며 액션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수익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는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 끗 Note
기관이 안 사서 리포트가 없다? 순서가 틀렸다.
증권사들은 "기관 수급이 없어서 리포트를 안 쓴다"라고 말한다. 허나 이는 다소 구차한 핑계로 들린다.
최근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민연금(NPS)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코스닥 비중 확대를 요구받고 있고, 기관이 들어올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에도 '수요' 탓을 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리포트가 없으니(검증이 안 되니), 기관이 못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문제 같지만, 정보 공급자인 증권사가 먼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야 건강한 수급이 따라올 것이다.
그러나 이 리포트 가뭄 문제는 단순히 증권사의 팔을 비틀어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애널리스트에게 돈 안 되는 일을 강요하면 '영혼 없는 리포트'만 양산될 터.
다음의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해 볼 법하다.
1. 거래소(KRX) 차원의 '공공재 리서치' 확대
민간이 수익성 때문에 기피하는 영역은 공공이 메워야 한다. 한국거래소 등이 펀드를 조성해, 중소형주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독립 리서치 센터(제3의 기관)를 지원하거나, 양질의 리포트를 쓰는 증권사에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2. '유료 리포트' 문화의 정착
미국처럼 개인 투자자도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공짜 리포트" 인식 때문에 증권사는 리테일 고객을 위해 비용을 쓰지 않는다.
독립 리서치들이 활성화되어 객관적인 매도/매수 의견을 내고, 투자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때 '투기'가 아닌 '투자' 문화가 코스닥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