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 의장 케빈 워시, 트럼프와 맺은 위험한 거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고 끝에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자 세계 금융시장은 일제히 출렁였다.
그가 하마평에 올랐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훨씬 더 깐깐한 '매파(Hawkish)'적 성향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를 간절히 원하는 트럼프가 왜 하필 매파 인사를 선택했을까?
다소 의아해 보일 수 있는 이 조합의 연결고리는 두 가지다.
첫째, 둘 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정책에 날 선 비판을 해왔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최근 워시가 제시한 새로운 거래가 트럼프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워시의 논리는 명확하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금리가 낮아서가 아니라, 연준이 비정상적으로 몸집(대차대조표)을 불려 '돈의 양(Quantity)'을 과도하게 풀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그는 "연준의 비대한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Quantity)은 확실히 거둬들이겠다. 대신, 인플레이션의 주범인 유동성이 잡히면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Price) 인하는 가능하다"는 논리로 트럼프와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한 끗 Note
금리는 내리고, 지갑은 닫는다?
- 워시의 위험한 줄타기
시장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는 워시의 이 제안이 경제학 교과서의 직관을 깨는,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보통 금리 인하(완화)와 양적 긴축(긴축)은 서로 반대 방향의 정책이다. 하지만 워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구사하려 한다.
그는 연준이 민간 영역까지 침범한 '방만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여 연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물가 안정의 길이라고 믿는다.
여기서 핵심 리스크는 '속도'와 '충격'이다.
워시의 구상대로라면 시장의 유동성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마를 수 있다. 과거 2019년,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줄이다가 단기 자금 시장 발작(Repo Crisis)을 일으켰던 트라우마가 시장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금리라는 '돈의 가격'은 싸게 해주겠지만, 정작 쓸 수 있는 '돈의 양'은 줄이겠다는 이 역설적인 정책 조합.
과연 이것이 트럼프가 원한 '부양'이 될지, 아니면 시장의 돈맥경화를 부를 '충격'이 될지는 워시의 정교한 밸런스 감각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