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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Oct 05. 2020

돌로미티 양귀비의 노래

#25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

처음 보는 꽃 이름이 돌로미티 양귀비라니..?!


참 특별한 만남이었다. 본격적인 돌로미티 트래킹이 시작되면서 만나게 된 샛노란 돌로미티 야생화의 이름은 빠빠베로 알삐노 지알로(Papavero alpino giallo (Papaver aurantiacum)_알삐노 노란 양귀비)였다. 노란 양귀비는 동유럽과 유럽 그리고 이탈리아의 알삐와 이탈리아 전역에 분포하며 살고 있었다.(링크 참조) 

돌로미티 양귀비는 해발 1800미터에서 대략 2천700미터에서 서식하며 꽃은 7~8에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우리가 돌로미티 여행을 할 당시(8월 8일부터 8월 28일까지) 노란 양귀비는 절정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야성을 지켜주는 7~8월의 온도 분포는 최하 섭씨 7도씨에서부터 18도씨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우리가 돌로미티에서 지낼 때 온도와 비슷했다. 

참고로 당시의 온도는 최하 섭씨 6도씨에서부터 18도씨까지였으며 빠쏘 가르데나(Passo Gardena)의 해발고도가 2,121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돌로미티에 서식하는 노란 양귀비의 서식처가 마침맞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식 환경이 매우 까다로운 곳에 화려하고 수수한 노란 양귀비가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노란 양귀비의 무리를 만나자마자 첫눈에 돌로미티의 속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우리가 발길을 옮기고 있는 리푸지오 삐쉬아두로 가는 여정을 만나본다.



트래킹, 리푸지오 삐쉬아두로 가는 여정(Escursione al Rifugio Pisciadù)




영상은 빠쏘 가르데나 고갯마루에서부터 시작되는 트래킹 길을 따라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리푸지오 삐쉬아두로 가는 여정에서 만난 돌로미티의 풍광을 담았다. 꿈같은 장면들이 우리 곁을 지나갔다. 이런 풍경들은 우리가 발을 들여놓기 전에 전혀 예상 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돌로미티는 귀한 야생화들의 천국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길을 따라 걷는 여행자들은 마치 천국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단박에 드는 것이다. 그 느낌에 짙은 향기를 쏟아부은 게 돌로미티 노란 양귀비였다. 돌로미티가 품은 속마음이자 거대한 바위산에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더해주는 풀꽃이었다. 이랬다.



돌로미티의 속 마음




하니가 저만치 앞서가는 길은 이제 막 리푸지오 삐쉬아두가 시작되는 벼랑길이다.



초행길의 우리 잎에 이런 난관이 있을 줄 전혀 눈치 조차 채지 못했다. 깎아지른 벼랑길을 이리저리 지그재그로 천천히 발길을 옮기는 것이다. 방금 하니가 지나간 길에 이름 모를 풀꽃이 활짝 피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뷰파인더로 바라보니 노란 양귀비들과 친구들이었다. 



이들 꽃무리 중에 샛노란 돌로미티 양귀비들이 이곳 저것에 널려있었는데 여름의 돌로미티에 풀꽃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얼핏 보면 노란 양귀비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의 노래만을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저만치서 우를 뒤따라 오는 청춘의 트래킹족.. 그 뒤로 우리가 묵었던 빠쏘 가르데나 고갯길의 용틀임이 여전하다. 점점 더 고도를 높인다.



저만치서 하니가 힘겹게 음을 옮기고 있다. 당신을 지탱해 주는 것은 나무 작대기 두 개.. 한국에 두고 온 스틱이 아쉬웠다. 누가 이런 데서 트래킹을 할 줄 알았으랴.. 우리는 나중에 메라노(Marano)에서 결국 스틱을 구입했다. 사진을 잘 살피면 하니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샛노란 꽃무리들이 마중을 하고 배웅하는 모습이 보일 것.



머리 위로는 리푸지오 삐쉬아두 정상으로 오르내리는 승강기가 눈에 띈다. 이곳은 승강기가 따로 운행하지 않는 곳이며 로지에 필요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승강기였다. 



청춘은 달랐다. 저만치서 뒤따라 오던 이들은 잠시 후 나의 곁을 지나 하나 뒤를 따라잡고 저만치 다시 앞서갔다. 고개를 들어보니 좁은 길 옆으로 노란 양귀비들의 대합창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여름 한 철 돌로미티에서 혹은 은 산중에서 펼쳐지는 대합창.. 이들을 보니 세상에 사는 동안 당신의 노래, 당신만의 노래를 부르라 주문한다. 세상의 가십 따위는 신경 쓸 겨를도 없다는 듯 닮은 듯 서로 다은 위치에서 그들만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게 돌로미티의 대합창으로 이어지는 것. 어떤 녀석들은 한 뼘도 채 안 되는 키였지만 다 자란 녀석이자 꽃잎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경사각 35도에서 대략 45도로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에 노란 양귀비가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싶은 생각이 다시금 든다. 저만치 앞서 걷는 청춘 트래커..



고도를 조금씩 높일 때마다 경사각도 점점 더 가팔라진다.



그런가 하면 고도를 높일 때마다 노란 양귀비 꽃무리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발아래는 노란 양귀비.. 머리 위로는 거대한 바위벽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때 처음으로 가까이서 내려다본 노란 양귀비.. 정말 아름다운 자태이다. 그러고 보니 색깔만 다를 뿐 모양은 붉은 양귀비와 다르지 않았다. 노란 양귀비의 높이는 15~49센티미터 (Altezza: 15 - 40 cm)로 알려졌다.



하니가 방금 지나간 길 옆으로 고개를 내민 노란 양귀비..



바닥에 납작 엎드린 노란 양귀비는 매우 척박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고도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며 우리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우리가 지나온 길을 내려다보니 노란 양귀비들이 계곡 사이로 빼곡하다. 돌로미티를 천하절경으로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 샛노란 풀꽃일까.. 돌로미티에 첫눈이 내렸고 10월로 접어들었으니 너희들을 다시 만나려면 또 한 해를 보내야겠구나..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은 계속된다.


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_dall'8 al 28 Agosto
il 05 Ottobr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K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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