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로 맛을 낸 뜨릴리아(Le triglie) 프라이팬 구이
우리나라 음식이 급 당길 때..!!
서기 2020년 10월 7일 수요일, 요즘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날씨는 불과 한 달 전 보다 확 달라졌다. 지난해 가을에 느끼지 못했던 날씨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이다. 썰렁해진 가을 날씨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지금 현재 바를레타 온도는 섭씨 18도씨.. 지난 8월 하니와 돌로미티 여행 중에 느꼈던 온도가 일상이 됐다. 그리고 가끔씩 비를 흩뿌리곤 한다. 이틀 전 수요일은 하니가 그림 수업을 가던 날. 이날 하늘은 우중충했다. 화실로 떠나면서 우산을 챙겨갔다.
하니의 옷차림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곧 겨울을 맞이할 차비라 할까. 목에는 스카프까지 둘렀다. 하늘은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태세.. 이날 하니의 집중력은 뛰어났다. 기본 4단계를 끝마치고 다시 1단계를 더한 석고(Gesso) 소묘 수업이 진행 중인데 흡족했다. 따라서 먼저 그린 까르본치노 작품은 그림 선생님 루이지의 서명이 더해졌다. 그리고 2단계 수업이 진행됐다. 기분 좋은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창밖에서 비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가을비.. 비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날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일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곧바로 바를레타 재래시장(Mercato di san Nicola)으로 향했다. 찬거리와 먹거리를 구입할 심산이었는데 시장은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시장에 들어서자 단골 어물전에서 "싸게 드릴 게요" 라며 생선을 가리키며 호객을 한다. 그는 한 무더기의 뜨릴리아(Triglia)와 까노끼아(La Canocchia(Squilla mantis)_갯가재)를 손으로 가리키며 값을 후려쳤다. 까노끼아는 현지에서 치깔라(cicala)라고 부른다.
선도가 좋은 까노끼아와 잡어 2킬로그램에 3유로에 주겠다고 제안한다. 솔깃하여 "조금 더 달라"라고 했더니 "그러자"며 3백 그램을 더 얹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제안이 이어졌다. 뜨릴리아도 3유로에 주겠다고 했다. (이런 횡재..! ^^) 비 때문에 잠시 우중충했던 마음이 금세 환해졌다. 비가 생선 가격을 마구잡이로 떨어뜨린 것이다. 그것도 파장에 남은 생선이므로, 집으로 가져갔다가 다시 어물전에 내놓을 수도 없어 보였다.
우리는 전부 4킬로그램(5킬로그램에 가까운)에 6유로를 지불했다. 공짜나 다름없는 싼 가격.. 묵직했다. 이날 우리가 구매한 생선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최근 하니와 나는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던 생선회와 생선찜을 먹고 싶어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른바 '생선 킬러'였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나는 뜨릴리아와 까노끼아를 구매할 당시부터 리체타를 머릿속에 그렸다. 그리고 집으로 귀가하는 즉시 손질에 들어갔다.
포스트에 실린 뜨릴리아는 멸치를 먹고 싶어 멸치를 생각하며 후다닥 해치운 요리로, 이탈리아인들이 매우 선호하는 생선이다. 이날 구매한 생선은 크기가 상품은 아니지만 뜨릴리아 리체타는 다양하다. 말 그대로 오븐에 구워 먹고 찜해먹고 볶아먹는 등 다양한 리체타가 존재한다. 그리고 조리방법과 시간은 매우 간단하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생선이므로 누구나 좋아하는 생선인 것. 나는 그중 초간단 리체타를 생각해 냈다. 멸치 혹은 조기를 생각하며 뜨릴리아 손질에 들어간 것이다.
뜨릴리아 혹은 멸치 손질은 이렇게
대략 100마리는 더 되어 보이는 뜨릴리아는 한 마리 한 마리 멸치 삼단분리 작업처럼 비늘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 요게 조금은 귀찮은 일이다. 덩치가 큰 생선이면 포를 떠서 다른 요리를 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멸치 같은 녀석들..! 일일이 한 마리씩 손질이 끝난 녀석들은 찬물에 서너 번 샤워(?)를 하고 채에 받쳐 물기를 빼낸다. 리스또란떼 같았으면 한 마리씩 가운(Carta igienica per cucina)을 둘러 물기를 말리거나 마른 옥수수 가루 튀김옷을 입히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튀김을 할 때이고.. 채에 받쳐 물기만 빼면 준비 끝!
영상, 올리브유로 맛을 낸 뜨릴리아(Le triglie) 프라이팬 구이
준비해둔 (사진과 영상 참조) 팬을 뜨겁게 달구어 올리브유와 마늘을 넣고 마늘 기름(그냥 올리브유만으로도 훌륭하다)을 만드는 즉시 뜨릴리아를 팬 위에 집단체조 선수처럼 오와 열을 잘 맞추어 줄을 세운다. 그리고 소금과 후추만으로 간을 한다. 그리고 바글바글 지글지글 바글 짝 지글 짝 바글지글 짝짝..!! ^^
뚜껑을 덮어도 좋지만 열어놓고 센 불에서 5분이면 끝!! 앞접시를 앞에 놓고 둘이 혹은 브런치 이웃들과 함께 이스리를 돌리면 단박에 신선놀음에 빠진다. 만약 기회가 닿아 우리나라의 멸치 철에 혹은 굵은 멸치를 구할 수만 있다면 초간단 리체타로 올리브유로 맛을 낸 멸치 프라이팬 구이를 먹고 싶다는 거.. ㅜ
Le triglie alla cottura in padella con Olio extravergine di oliva
il 09 Otto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Cucina)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