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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04. 2020

행불행의 변곡점_同苦同樂

#30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

포기했을 때와 감행했을 때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



   세상을 사노라면 늘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마다 우리는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리 재 보고 저리 생각해 보는 등으로 당신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의 결과는 어떤 때는 순순히 잘 풀리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마구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꼬이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 뿐만 아니라 묘수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도 아니면 모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문제 앞에 봉착하게 된다. 



행불행의 변곡점_同苦同樂


어쩌면 대한민국의 학생들이 겪고 있는 수능시험 조차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사전에 당신이 얼마만큼의 점수를 획득할지 대략은 파악하지만, 출제경향 등 당일의 컨디션이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그래서 평소 1등급 성적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까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어떤 분들은 종교의 힘으로 또 어떤 분들은 점을 쳐서라도 미래를 미리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시험 당일이 다가오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과정에 돌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불과 얼마 후 결과로 나타나 울고불고 기뻐하는 등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알고 보면 행불행의 변곡점(變曲點)은 우리가 전혀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결과 등을 두고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결과에는 하늘의 운이 대략 70% 작용한다는 것이므로 당신의 실력 30%는 결과에 마치지 못하는 것. 행불행이 반드시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지라도, 하니와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은 곧바로 도전을 요구했다. 


어느 날 아침, 돌로미티 여행에서 트래킹에 나섰다가 등산으로 변한 것까지는 용서(?)한다고 해도, 우리 앞에 암벽 타기나 다름없는 장애물이 나타난 것이다. 자료사진에서 보면 어린아이까지 엄마와 함께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하니는 장애물 앞에서 겁을 먹기 시작하며 "돌아가야 할 거 같아!"라며 내게 돌아갈 것을 주문한 것이다. 하니의 사전에는 '포기'란 없을 것 같았지만, 처음으로 내 앞에서 두려움을 실토한 것이다. 



대략 난감했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고도가 달라진 게 눈에 띄었으며 최초 평탄했던 트래킹 길은 거의 수직에 가깝도록 벌떡 서 있는 형국이었다.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 발아래를 굽어보니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였다. 그때 하니에게 "사람들 다 가는데 우리가 못 갈 게 어디 있느냐"며 감행을 제안했다. 



그리고 하니에게 앞설 것을 말하며 나는 하니의 등 뒤에서 밀착하여 하니가 디디는 발을 손으로 받쳐주며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내디뎠다. 이 코스의 가장 힘든 점은.. 만약 발을 헛디디거나 손을 쇠밧줄에서 미끄러져 놓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했다. 정말 위험한 순간이자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우리는 감행을 결정한 것이다. 돌로미티에서 하니와 함께한 동고동락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과한 우리 앞에 하늘은 잔칫상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세상에서 처음 보는 절경 앞에서 감탄을 하며 가슴에서 지울 수 없는 추억을 선물로 받게 된 것이다. 말로만 듣던 돌로미티의 장관은 조물주가 통과의례를 요구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은 계속된다. 


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_dall'8 al 28 Agosto
il 04 Novembr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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