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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14. 2020

아우토반의 시속 150km 너무 평범

#8 너무 길었던 별리 여행

당신은 자동차의 가속페달을 얼마만큼 밟아봤는가..?!!



   서기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오후, 나는 독일의 프랑크 프루트 공항의 주차장을 빠져 나와 곧바로 아우토반(Autobahn_autostrada)에 진입했다. 독일의 고속도로 시스템인 아우토반은 매우 편리했다. 공항에서 곧바로 아우토반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아우토반을 이틀 만에 두 번 질주하게 된 것인데, 한 번은 하니를 공항까지 잘 모셔다 주기 위해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에서부터 독일의 프랑크 프루트까지 머나먼 여정(편도 1,500킬로미터)이었다. 그리고 다시 오던 길을 역순으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실로 끔찍한 경험이었다. 불과 사흘 만에 대략 3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장거리를 고속 주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행길이었지만 고속 주행 중에 만난 이정표의 중요한 지점을 기억해 내고 있었다. 공항을 출발하면 첫 번째 목적지인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지역인 바셀(Basel_Canton Basilea Città)까지 갈 예정이었다. 당초 생각대로라면 하니를 떠나보낸 후 독일 혹은 스위스에서 일주일 정도 천천히 여행을 다녀올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기분도 울적하고 고속도로에서 바라본 만추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던 것이다. 그러나 하니를 떠나보낸 직후 마음이 달라졌다. 다시 바를레타의 집으로 돌아가 봐야 절간만큼 정적이 흐를 테지만, 잠시라도 우울한 장소에 더 머무르고 싶지 않었던 것이랄까.. 위에 참고로 삽입해 둔 지도에 내가 달려온 노선이 잘 그려져 있다. 300킬로미터가 더 되는 길이다. 아우토반을 모델로 1968년에 건설한 우리나라 경부 고속도로(416 km)를 참조하면 이해가 쉬울까.. 



이 구간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스위스에서 독일로 가던 때 국경에서 만난 한 경찰에게 바셀에서 프랑크 프루트 공항까지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2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당시 나는 이 구간의 거리를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따라서 두 시간 거리면 금방 도착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2시간이 지나도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를 집으로 다시 돌아가던 길에 알게 된 것이다. 그가 일러준 2시간의 비밀(?)이 아우토반에 오롯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였지만, 독일의 고속도로 시스템인 아우토반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것도 먼 여정을 다녀온 후부터였다. 그가 일러준 두 시간의 비밀은 간단했다. 300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구간을 두 시간으로 나누면 간단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아우토반 주행 시 시속 150km/h로 달리면 두 시간이면 도착한다는 말이었다. (그걸 알아차릴 수 있었나..ㅜ) 



먼 여정의 고속주행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의 속도제한 장치를 최초 170km/h에서 150km/h로 재조정해 놓은 상태였다. 이탈리아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중 텅 빈 고속도로 위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속 172km/h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조수석에 타고 졸고 있던 하니가 어느새 계기판의 속도를 보며 "살살 달려..!!ㅜ)라고 말했던 것이다. 아찔했다. 그래서 별리 여행은 처음부터 최고 속도를 150km/h로 맞추어 놓았던 것이며, 보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일이었다. 



위 자료사진들을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사진 속에는 아우토반 위로 질주하는 내 차의 방향이 추월선에서 2차선으로 바뀌거나 다시 추월선으로 재진입한 모습이 보일 것이다. 당시 내 차는 시속 150km/h로 질주하고 있었다. 고속주행을 일삼는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시속 150km/h는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었다. 자칫 딴청을 피우다가 핸들을 놓치거나 혹은 방향을 잃게 되면 곧 중상 아니면 사망에 이를 것이다. 나는 그 속도로 아우토반 위로 착하게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보다 빨리 돌아가고 싶은 내 마음은 어느새 추월선 위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때 백미러 뒤에서 번쩍거리는 신호가 나타난다. 뒤에 오던 자동차가 추월하기 위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헤이.. 똥차! 비켜주세욤!!) 그때마다 다시 주행선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오토바이족들이 내 곁을 쌩쌩 지나치는 것이다. 아우토반에는 우리와 달리 2륜 차도 달릴 수 있는 곳이었다. 아우토반에서 시속 150km/h는 너무 평범한 속도였던 것이다. 

30년도 더 된 운전 경험에 따르면 이들이 내가 탄 자동차를 추월할 때 밟은 가속페달은 적어도 시속 180km/h 이상이라는 게 짐작이 갔다. 우리에게 아우토반이 속도 무제한으로 도로로 알려진 게 그냥 된 게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우토반을 이때 경험해 본 것이며, 두 번 다시 이런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고속 주행 중에 남긴 지향 촬영된 계기판에는 시속 152km/h가 기록되고 있었다.  


Un viaggio di addio troppo lungo_verso alla Germania
il 14 Nov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U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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