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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16. 2021

쇠고기 비교불가 돼지 목살 찜요리

-마늘과 대파 곁들인 매콤 달콤한 목살 찜요리

집콕이나 야외에서 혹은 업소에서 알아두면 매우 유용한 돼지고기 찜요리..!!



 돼지고기 좋아하세요..? 


   브런치를 열자마자 눈에 띄는 새파란 풀은 요즘 나를 기분 좋게 하는 향신초 멘타(Menta박하(薄荷)이다. 현관문을 열면 멘타향이 물씬 풍긴다. 손으로 쓰다듬어 코에 갖다 대면 진한 향기가 코끝에서 자지러진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멘타는 여러 리체타에 사용된다. 한 줄기를 뜯어 잎을 잘게 썬 다음 인살라따에 사용하기도 하며, 시럽으로 만들어 한여름에 음료수에 가미하면 갈증해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인살라따(Insalata)에 잘게 썰어 넣거나 뜯어 넣으면 입안을 화들짝 놀라게 만든다. 한 번 맛보신 분들은 다시 찾게 되는 민트 쉐이크(Macedonie e frullati alla menta)는 기분을 두 단계 이상 높일 것이다. 그리고 오늘 리체타에 소개되는 오리가노(Origano comune)는 이탈리아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될 감초 같은 향신초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로 알려진 오리가노는 음식의 잡냄새를 잡아주며 풍미를 드높이는 데 사용한다. 그런가 하면 소화를 촉진시키고 지양 강장 효과는 물론 피로 해소, 두통, 생리통 등에도 효과를 보이는 신비스러운 약초로 소문나 있다. 이 약초의 종류는 20종 정도로로 알려져 있고, 날 것을 씹어보면 쓴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가을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에 꽃을 내놓은 오리가노가 곳곳에 쌓여있을 정도였다.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향신초이자 이탈리아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되는 향신료인 것이다. 이틀 전(현지 시각) 집에서 가까운 프루떼리아(frutteria)에서 오리가노 한 팩을 구입했다. 


두부 한 모를 담을 수 있는 용기에 가득 담긴(자료사진 참조) 말린 오리가노 가격은 1유로였다. 공짜나 다름없는.. 시쳇말로 '미친 가격'이다. 멘타와 오리가노를 대략 살펴봤다. 오늘 소개되는 마늘과 대파 곁들인 매콤 달콤한 목살 찜요리(Un piatto speziata Suino all’origano con aglio e Porro)에 사용될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 요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쇠고기 비교불가 돼지 목살 찜요리




사흘 전 바를레타 재래시장에 들러 과일과 채소를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단골 마체레리아(Macereria, 정육점)에 들러 마레짜뚜라(Marezzatura,마블링)가 잘 된 돼지고기 목살 부위를 1.2킬로그램 정도 구입했다. 가격은 10,5유로를 지불했다. 이날 매운 청양고추(500그램/3유로)와 마늘(1킬로그램/4유로), 대파(1,5킬로그램/1.5유로)도 함께 구입했다. 머릿속은 온통 목살 찜 요리로 가득해 일찌감치 침이 고였다. 가끔씩 해 먹던 요리이기 때문에 그 맛이 당장 떠오르는 것이다. 돼지 목살은 세 번에 나누어 먹었다. 한 번에 대략 350그램을 먹어치운 것이다. 



쇠고기 비교불가 돼지 목살 찜요리 이렇게 만들었다




정육점에서 구입한 목살은 두툼하게 3 등분했다. 그리고 다시 두툼하게 한 입 크기로 썰었다. 그다음 청양고추를 한 줌 집어 엇썰기로 썰고 대파를 잘 다듬어 깨끗하게 씻어 준비했다. 마늘은 얼마나 큰지 한통이 아이들 주먹만 했다. 마늘 한 통을 모두 먹을 작정이었다. 오리가노와 멘타도 대기 중이었다. 조미간장 한 큰 술(간은 식미껏 맞추시라)과 비노 비앙꼬(Vino Boanco)도 함께 대기 중.. 찜요리를 할 바닥이 두툼한 팬(Padella)을 레인지 위에 올려두었다.(바닥이 얇은 냄비는 사용금지!!ㅜ) 팬은 뚜껑이 있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요리 시작!!



1. 뜨겁게 달구어진 팬에 썰어둔 목살 전부를 넣는다.(치익~지글지글~)

2. 준비해둔 마늘과 청양고추, 오리가노(적당량)전부를 넣는다. (계속 지글지글~)

3. 그다음 주걱으로 고루 잘 섞어주고 3~5분 정도 익힌다.  (지글짝 보글 짝~) 

4. 그 직후 준비해둔 조미간장 한 큰 술과 비노 비앙꼬 1/3컵 분량을 동시에 펴 넣고 뚜껑을 덮는다.

5. 간은 고기가 얼추 익었을 때 한다. 그때 준비해둔 대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팬 가장자리에 배치한다.

6. 다시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놀라운 요리가 탄생하게 된다.(참, 쉽죠잉~! ^^)



이렇게 탄생한 마늘과 대파 곁들인 매콤 달콤한 목살 찜요리는 대파의 달콤한 즙이 한몫 거들었다. 거기에 성질이 깐깐하고 매콤한 청양고추가 함께했으므로 매콤 달콤하다. 뿐만 아니라 오리가노가 혹시나 있을지 모를 잡내를 확 다 잡았다. 마늘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변했다. 두툼한 팬 위에서 요리한 목살은 오븐의 찜요리를 연상하면 된다. 그리고 따뜻하게 데워진 접시에 올렸다. 이렇게 탄생된 목살은 쇠고기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기막힌 맛을 낸다. (짜잔~ ^^)


눈으로 먼저 먹는 요리




그다음 먹어줄 차례다. 비록 나 혼자 먹는 음식이지만 차림은 먹음직스럽고 근사하게 해야 한다. 완성된 요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요리조리 돌려가며 인증숏을 날렸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 이후 알게 된 요리의 비법 가운데 요리를 접시에 담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요리는 맨 먼저 눈으로 먹는다. 테이블 위에 놓인 요리를 눈팅하는 순간 입에 침이 고여야 한다. 당장 덤벼들 자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다음.. 입안에서 차근차근 맛을 느낀다. 될수록 입 안에서 녹여먹을 정도로 풍미가 묻어나야 하는 것이다. 그때 멘타 잎이 한몫 거들 것이다. 손으로 작게 뜯어서 목살과 함께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그리고 한 점 한 점 입으로 가져가면서 비노 비앙꼬를 홀짝거리면 당신이 앉아있는 자리를 단박에 천국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팁이 하나 숨어있다. 이렇게 요리된 한 입 크기의 목살에 투입된 재료들을 하나씩 김에 싸서 먹으면, 먹게 되면.. 이탈리아산 식재료가 미처 풍미를 내지 못한 천연조미료의 향긋한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서기 2021년 1월 16일.. 이곳은 한밤중이다. 코로나 시대의 도시는 진공상태나 다름없는데 포스트를 끼적거리는 도중에 자꾸만 침샘이 요동을 친다. ㅜ 집콕이 점점 더 길어지는 세상..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돼지 목살 요리에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그때부터 맨날 돼지 타령을 할 게 분명하다. 또 코로나가 끝나면 손님을 초대해서 대접해 보시기 바란다. 그때부터 손님들이 당신을 괴롭히게 될 것이다. ^^


Un piatto speziata Suino all’origano con aglio e Porri
il 16 Genn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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