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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0. 2021

소중한 이웃과 감동의 편지 한 통

#18 한국인, 안 가거나 못 가는 여행지

우리는 언제쯤 행복해할까..?!!



돌아서면서 자세히 살펴본 그의 모습은 초라해 보였지만 여전히 근엄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어떨 때는 ㅇ후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기도 했고 풀꽃들이 곁에서 시중을 들거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우리는 종종 살아남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으로 당신의 속마음을 숨기려 애쓴다. 그렇게 하면 보다 나은 삶이 영위되는 것일까.. 그의 등 뒤에서 해묵은 아드리아해의 거친 바람이 할퀸 자국은 선명하다 못해 이제 더 이상 흘릴 피도 없어 보였다. 그는 돌아서는 내게 희미한 목소리로 작별을 고했다.


"잘 가시게나 친구..!"


나는 그를 향해 "만나서 반가웠어요"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이게 반가운 일인가..
하지만 당신이 내게 일러준 삶의 진정한 가치를 가슴에 담고 그로부터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사랑이 끝나는 순간까지 당신을 향한 사랑이 멈추지 말아야 한다."



   지난 여정 감추어진 그의 뒷모습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나는 오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이번에는 바닷가 벼랑 끄트머리를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그곳에는 조금 전에 만나지 못한 풀꽃들이 벼랑 끝에서 앙증맞은 꽃을 내놓고 있었다. 어떤 꽃들은 지난가을에 꽃잎을 떨구고 다 시든 꽃잎을 안고 있었다. 그들은 한 때 이곳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요정들이었다. 나는 그들의 흔적을 돌아보며 벼랑 끝에 시선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아드리아해는 무시로 바닷바람과 함께 잔잔한 파도를 뭍으로 실어 날랐다.



소중한 이웃과 감동의 편지 한 통




세월을 감당하지 못해 다 허물어져 가는 전망대 곁에는 당신의 존재감을 일깨우는 이웃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전망대가 세워지기 전부터 이곳에 살아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전망대를 지켜준 생명의 은인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우두커니 아드리아해만 바라보고 서 있을 때 그들은 말을 걸었을 것이며, 화답을 했을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만 전망대가 서 있는 바닷가 벼랑 위에 풀 한 포기 풀꽃 한 무리가 없었다면 얼마나 황량하고 썰렁했겠는가.. 그들은 해돋이가 시작될 때부터 낙조가 드리울 때까지.. 그리고 다시 달님이 고개를 내밀 때는 물론 별님들이 바다 위로 쏟아져 내릴 때까지.. 바람에 실려온 바다 내음을 함께 나누며 소통했을 것이다. 



세상에 혼자란 법은 없는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생물들이 있다면 그건 슬픈 일 아닌가. 이틀 전 나의 소중한 이웃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브런치가 허용하고 있는 댓글창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양의 글을 보내온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댓글'을 '편지'로 읽으며 감동하며 당신의 글을 이곳에 싣기로 작정했다. 때마침 아름답고 소중한 이웃들을 소재로 글을 쓰고 싶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분은 나의 브런치 글 왜 이탈리아어 배우세요? 에 이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상선약수 작가님이 내게 보낸 편지 한 통


   작가님~ 문득 작가님의 브런치 첫 글이 궁금했습니다. 작가님은 브런치에 어떤 글로 데뷔를 하셨을까? 작가님의 초심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게 아마 솔직한 마음일 거예요. 작가님은 2015년도 이탈리아에서 요리와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하셨군요. 전 2016년 3월부터 베트남 생활을 시작했는데 저보다 1년 해외생활 선배셨네요. '10년만 잘 살아보고 싶어' 이탈리아 공부 시작하셨다는 작가님 말씀에 저 역시 그 이상의 훌륭한 동기는 없을 거라 공감했습니다. 



저는 3년 정도 해외생활을 예상했고, 한인타운에 생활해서 사실 베트남어를 굳이 힘들게 공부하지 않았도 되었지만, 작가님처럼 저 또한 이왕 베트남에 사는 동안은 잘 살아보고 싶었거든요.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저의 집에서 일해주던 베트남 친구와 가끔 소식을 전하는데, 베트남어를 쓰지 않으니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워요.



작가님이 브런치에 글을 쓰신 지 곧 만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작가님의 첫 글로 가기 위해 스크롤을 내리는 데만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충 눈으로 사진과 제목을 훑어내리며 다시 한번 더 놀라고 작가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쩜 그렇게 꾸준하게 사진을 찍고 열심히 글을 쓰실 수 있으셨는지...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마는 끈기와 성실의 대명사라 아니할 수 없어요.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며 작가님을 알게 되고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생각들을 교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제 인생에서 아주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작가님, 제가 당분간 브런치를 쉬게 되어서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좋지 않은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제가 갑자기 소식이 뜸해지면 아마 작가님이 제 안부를 걱정하시지 않을까 저 혼자 그런 생각도 하고, 무엇보다 작가님께는 저의'쉼'을 알려드리고 싶고, 그동안 작가님과 교류했던 시간이 넘넘 행복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갑자기 짠~하고 등장할 날이 있겠지요. 사모님과행(여기서 댓글창의 글 수가 꽉 찼다. 그리고 다시 이어졌다) 글이 길어 끝이 잘렸어요.ㅠ 사모님과 행복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우리는.. 아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은 인연이 닿기 전에는 남남이다. 어느 날 브린디시 바닷가에서 만난 오래된 전망대처럼 누군가 당신에게 곁을 주었을 때만 비로소 소통이 시작되고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장문의 글을 남기신 상선약수 작가님도 그렇고 브런치 이웃들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러하다. 그런 이웃 한 분이 어느 날 어떤 사정으로 인해 잠시 브런치를 쉬면서 작별인사를 통해 나에 대한 당신의 소회를 밝혀준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자 감동의 편지였다. 나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앞만 보며 걸어가고 있었을 뿐인데.. 누구인가 내게 관심을 보이는 이웃이 있었던 것이다. 남남이라 할 수 있을까.. 바닷가 벼랑 곁에 피어있던 풀꽃들의 마음도 그러했겠지.. 지면을 빌어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다시 브런치에 들러 등불을 켤 그날까지 가내 무탈하시기 바라며 늘 건강하시길 소망한다. 




어린 왕자


어린 왕자의 별은 소혹성 325호, 326호, 327호, 328호, 329호, 330호가 있는 쪽에 있었다. 그래서 일거리도 구하고 무엇을 배우기도 할 생각으로 이 별들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다. 맨 처음 찾아간 별에는 임금님이 살고 있었다. 임금님은 홍포와 수달피로 만든 옷을 입고 극히 간소한 위엄 있는 옥좌에 앉아 있었다.


"아아! 신하가 하나 왔도다."


어린 왕자를 보자 임금님은 소리쳤다. '나를 한 번도 본 일이 없는데 어떻게 알아볼 수가 있을까?' 하고 어린 왕자는 이상하게 여겼다. 임금님들에게는 이 세상이 아주 간단하다는 것을 어린 왕자는 알지 못했다. 임금님에게는 모든 사람이 신하인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보게 이리 가까이 오라."


하고 임금님은 어린 왕자의 왕 노릇을 하게 된 것이 몹시도 자랑스러워서 말했다.



어린 왕자는 앉을자리를 둘레둘레 찾아보았으나 별 전체가 그 으리으리한 수달피 망토로 함빡 덮여 있었다. 그래서 서 있는 것이 피로했던 터이라 하품이 나왔다.

"왕의 어전에서 하품을 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니라. 짐은 그를 금하노라."


라고 임금님이 말했다.

"하품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머나먼 여행을 했고요, 또 잠을 못 자서요."



어린 왕자는 사뭇 당황해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 하품하기를 명하노라. 짐은 몇 해째 하품하는 사람을 통 보지 못했노라. 자! 하품을 하라. 명령이로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겁이 나서 하품을 더는 할 수가 없습니다."


어린 왕자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흠, 흠! 그러면 짐은 네게 명하노니 하품을 하기도 하고.. 하품을 참기도 하라.."


임금님은 빨리빨리 몇 마디 중얼거렸는데 심기가 상한 듯했다. 임금님은 무엇보다도 자기 권위가 존중되기를 원했다. 그는 불복종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전권을 가진 임금님이었다.



그러나 그는 마음이 매우 착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치에 맞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만약에 짐이 어떤 장군더러 물새로 변하라고 명령했는데 장군이 이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장군의 잘못이 아니라 짐의 잘못일 것이로다."

"앉아도 괜찮습니까?"


하고 어린 왕자는 조심조심 물었다.

"네게 앉기를 명하노라."


이렇게 대답하며 임금님은 수달피 망토의 한편 자락을 점잖게 쓸어 올렸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별은 아주 조그마한데 대체 이 임금님은 무엇을 다스리는 걸까?

"전하, 한 말씀 여쭈어 볼 것이 있는데요."

"짐은 네게 질문하기를 명하노라."


임금님은 급히 말을 받았다.

"전하께서는 무엇을 다스리십니까?"

"모든 것을 다스리노라."


임금님은 아주 간단히 대답했다.

"모든 것을요?"



임금님은 손을 약간 들어 자기 별과 다른 별들과 떠돌이별들을 가리켰다.

"이것을 모두요?"


하고 어린 왕자가 물었다.

"이 모든 것을......."


하고 임금님은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는 전제적 군주일 뿐 아니라 또한 전 우주의 임금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별들이 전하의 명령에 복종합니까?"

"물론이로다. 곧 복종하는도다. 짐은 규율의 여김을 용납지 아니 하노라."



어린 왕자는 이러한 권능을 감탄해 마지않았다. 자기도 이런 권능이 있다면, 의자를 뒤로 옮길 필요도 없이 해 지는 광경을 하루 마흔네 번뿐 아니라 일흔두 번이나 백 번까지라도, 아니 이백 번까지라도 구경할 수 있었을 것 아닌가? 어린 왕자는 자기가 살다가 버리고 온 작은 별 생각에 약간 서글픈 마음이 들어서 용기를 내어 임금님에게 한 가지 청을 했다.


"저는 해 지는 것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저를 기쁘게 해 주십시오. 해가 지기를 명령해 주십시오."

"만약에 짐이 어떤 장군더러 나비처럼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니라거나 혹은 희곡을 쓰라거나 혹은 물새로 변하라고 명령을 했는데 장군이 자기가 받은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장군과 짐 둘 중에 누가 잘못이겠는가?"

"전하의 잘못일 것입니다."


하고 어린 왕자는 당돌하게 대답했다.



"옳도다. 각자에게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해야 하느니라. 권위는 우선 이치에 그 터전을 잡는 것이로다. 만약에 네 백성에게 바다에 빠지라고 명령하면 그들은 모반을 일으킬 것이로다. 짐이 복종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은 짐의 명령이 이치에 맞는 까닭이로다."

"그러면 해가 지게 해주십사하고 한 것은요?"


한 번 물어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는 일이 없는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하며 임금님을 일깨웠다.

"너는 해 지는 것을 구경하리로다. 짐은 그것을 요구하겠노라. 그러나 짐의 다스리는 지식에 따라 조건이 갖추어지기를 기다려야 하노라."

"언제나 조건이 갖추어지겠습니까?"


임금님은 우선 커다란 달력을 찾아보고 나서 대답했다.

"헴, 헴, 헴! 그것은, 그것은 오늘 저녁 7시 40분 경이될 것이로다. 짐의 명령이 얼마나 잘 이행되는지 너는 보리로다."


어린 왕자는 하품을 했다. 그는 해 지는 구경을 못하게 된 것이 섭섭했다. 그리고 벌써 좀 심심해졌다.

"저는 여기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으니 도로 떠나겠습니다."


신하를 한 사람 가지게 된 것이 몹시도 자랑스러웠던 임금님은 대답했다.

"가지 마라. 짐은 너를 대신으로 삼으리라."



"무슨 대신이요?"

"사...... 사법 대신이로다!"

"그렇지만 판결을 받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그건 모르겠노라. 짐은 아직 나라를 순시한 일이 없도다. 짐은 매우 연로하고 수레를 타고 다닐 자리도 없고, 그렇다고 걸어 다니면 피곤해지노라."

"오! 그렇지만 저는 벌써 다 보았습니다."


허리를 굽혀 별 저쪽을 다시 한번 둘러보며 어린 왕자는 말했다.

"저쪽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면 너 자신을 판단하라. 이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로다. 남을 판단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판단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니라. 네가 네 자신을 잘 판단하게 되면 너는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인 것이로다."


"저는 아무 데서라도 저 자신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에헴, 에헴! 짐의 별 어디엔가 늙은 쥐 한 마리가 있는 듯하도다. 밤에 그 쥐가 다니는 소리가 들리는도다. 너는 그 늙은 쥐를 판결할 수 있으리라. 그 쥐를 이따금씩 사형에 처하라. 그러면 그 쥐의 생명은 네 재판에 달려 있으리라. 그러나 매번 특사를 내려서 쥐를 살려 두도록 하라. 그건 한 마리밖에 없음이로다."


"저는 사형에 처하기는 싫습니다. 아무래도 가야 하겠습니다."


"아니로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준비는 다 되었지만 나이 많은 임금의 마음을 조금도 섭섭하게 해 드리고 싶지가 않았다.

"전하의 명령이 조금도 어김없이 이행되기를 원하신다면 이치에 맞는 명령을 제게 내릴 수가 있으실 것입니다. 가령 1분 안에 떠나가라고 명령하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같이 생각 되는데요."


임금님이 아무 대답도 없으므로 어린 왕자는 좀 망설이다가 한숨을 쉬며 길을 떠났다. 그러자 임금님은 급히 소리쳤다.

"짐은 너를 대사로 임명 하노라."


임금님은 잔뜩 위엄을 부리는 것이었다. 어린 왕자는 길을 가며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한 때 나폴리 왕국이 다스리던 나라의 임금님도 그러했을까.. 어린 왕자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는 모순투성이였다. (지가 젤 잘난 줄 알아..ㅜ) 한 때 나라의 변방에 위치한 바닷가를 지키던 전망대도 쓸모를 잃고 있었던 것이다. 왕들은 소통이 무엇인지 모르는 불통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전망대의 친구가 되어주던 풀꽃들은 달랐다. 어느 날 잠시 들른 바닷가 외딴곳에서 만난 그들은 벼랑 끝에서 꽃을 피우며 인사를 건네는 내게 손짓을 했다. 


-안녕 얘들아. 너희들은 왜 위험한 절벽 끝에 살고 있는 거니..? ^^

-(일제히)와 아더찌다. 이곳은 전망도 조코요. 토끼가 덤빌 수 없는 곳이거덩요. ㅋ

-그렇구나. 잘 있거라 아가들아. 챠오~ ^^

-아더찌.. 만나서 행복해떠요. 잘가떼요. 엉엉 ㅜ 


나는 이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아드리해 바닷가를 따라 북상하며 귀가를 재촉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잠시 후 나는 뿔리아 주의 바닷강에 위치한 명소 곁을 지나다가 그들이 내민 손에 이끌려 다시 차를 돌려세울 수 밖에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피곤했을 법도 한데 어디서 그런 힘이 샘솟았는지 모를 일이다. <계속>


Torre Testa del Gallico di Brindisi_Regione Puglia in ITALIA
il 19 Genn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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