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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1. 2021

석기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20 한국인, 안 가거나 못 가는 여행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양배추밭을 떠나 빠르게 북상하면서 갈림길에 들어섰다. 자료사진의 이정표에는 바리와 꼰베르사노(꼬쩨)가 적혀있디. 바리 쪽 방향은 남쪽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이자 우리 집 바를레타로 북상하는 길이다. 그런데 나는 우측으로 빠져나갔다. 집으로 가는 길 반대방향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집을 향해 북상하던 중 아드리아해가 보이는 바닷가의 눈에 익은 풍경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곳에는 석기시대 때 만들어진 지붕이 뾰족한 돌집(capanne di pietra)이 바닷가를 따라 곳곳에 널려있었다. 다시 한번 더 피곤해진 발걸음을 붙드는 장면이 석기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만든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해가 뉘엿거릴 때까지 발품을 팔았다.



   지난 여정 안 먹어도 배부른 풍경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꼬쩨, 꼰베르사노(Cozze(Mola di Bari)Conversano)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아드리아해를 끼고 달리던 국도에서 다시 간선도로로 빠져나간 것이며, 석기시대 때 만들어진 지붕이 뾰족한 돌집(capanne di pietra)을 찾아 나선 것이다. 나는 이때부터 까마득한 시간 저편으로 떠나버린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이 멈추어 선 곳. 그곳을 한동안 바라보며 나의 존재를 재확인해 보는 것이랄까..



석기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바닷가 널따란 평원 곁에는 이곳저곳에 돌무더기를 닮은 주거지가 널려있었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광경이 한 여행자 앞에 나타난 것이다. 나는 이때부터 지남철에 이끌린 쇠붙이처럼 이들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었다. 



단박에 확인되는 돌집의 주거형태는 제각각 닮은 듯 서로 달랐으며 바닷가를 따라 드넓게 분포되어 있었다.



마치 '개구쟁이 스머프'의 동화 속 집을 닮은 듯한 주거지는 하늘과 바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왜.. 이곳에 돌로 만든 집을 지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때부터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의 명물인 돌집의 역사 등에 대해 샅샅이 뒤지는 한편, 자료의 번역을 통해 보다 소상하게 알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수포로 돌아가야 옳은 일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됐다. 선사시대 때 일을 그 누가 알겠는가.. 설령 고고학자들이 관련 연구자료를 남겼다고 해도 그건 그저 그들의 주장 사실에 불과할 뿐이지 않는가..따라서 이때부터 나는 시간 저편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어린 왕자


두 번째로 찾아간 별에는 허영쟁이가 살고 있었다.

"아, 아! 숭배자가 하나 찾아오는구나!"


허영쟁이는 어린 왕자를 보자마자 멀리서부터 소리쳤다. 허영쟁이에게는 다른 사람이 모두 숭배자로 보이는 것이었다.

"안녕, 아저씨 쓴 게 모자 아냐?"


"이것은 절하려고 쓰는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갈채를 보낼 적에 절하기 위한 것이야. 그런데 불행히도 이리로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그래?"



어린 왕자는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네 양손을 마주 두드려라."


하고 허영쟁이가 시켰다.


"이건 임금님을 찾아뵙던 것보다 재미있는데."


어린 왕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허영쟁이는 모자를 들며 절을 했다. 5분쯤 이렇게 하고 나니 어린 왕자는 이 장난이 심심해지고 질력이 났다.



"그런데 모자가 떨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돼?"


그러나 허영쟁이는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허영쟁이들은 칭찬밖에는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너는 정말로 나를 매우 숭배하니?"


하고 허영쟁이가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숭배한다는 건 무슨 말이야?"

"숭배한다는 것은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기고, 가장 옷을 잘 입고, 제일 돈이 많고 제일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말이야."

"그렇지만 이 별에는 아저씨 혼자밖에 없지 않아?"

"날 즐겁게 해 다오. 어쨌든 나를 숭배해다오!"

"아저씨를 숭배해요. 그렇지만 그게 아저씨한테 무슨 소용이 있는 거야?"


어린 왕자는 어깨를 약간 들먹이며 말했다. 그리고 그 별을 떠났다. 어린 왕자는 길을 가는 동안, 어른들은 참 이상야릇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다음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다. 이 별에는 아주 잠깐밖에 머무르지 않았으나 어린 왕자는 아주 마음이 우울해졌다.

"아저씨, 거기서 뭘 해?"


빈 병 한 무더기와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술고래를 보고 어린 왕자는 물었다.

"술 마신다."


술고래는 몹시 침울한 안색으로 대답했다.

"술은 왜 마셔?"

"잊어버리려고 마신다."

"무얼 잊어버려?"



어린 왕자는 벌써 그 술꾼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한 걸 잊어버리려고 그러지."


술고래는 머리를 숙이며 자백했다.

"무엇이 창피해?"


어린 왕자는 그를 구원해 줄 생각이 들어 이렇게 물었다.

"술 마시는 게 창피하지!"


술꾼은 이렇게 말하고 다시는 입을 열려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머리를 갸웃거리면서 그 별을 하직했다. 

어린 왕자는 길을 떠났다. 그리고 어른들은 참말이지 괴상 야릇하다고 생각했다.





해가 뉘엿거리는 가운데 나는 석기시대의 유적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간선도로변에서 돌무더기를 닮은 건축물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현대인들과 원시인들의 삶의 형태는 닮은 듯 매우 다를 게 분명했다. 오래전.. 까마득히 오래전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삶이라면, 현대인들은 그들과 너무 다른 매우 편리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의 삶은 무엇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불만 투성이었다.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만난 뉴스 속에는 선사시대 때 주거지를 용도 변경하여 재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아름다운 해변과 유적을 이용하여 리조트와 호텔을 만들어 돈벌이에 이용하고자 하는 건설 업자와 유착한 정치집단이 있었던 것이다. 자연



그러나 유적지를 보존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려는 선량한 사람들의 거센 항의로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는 한편, 돌이 돈이 된 오래 전의 가치를 떠올리고 있었다. 현대의 건축기술은 물론 장비는 까마득히 먼 옛날에 비교할 바가 못된다. 



하지만 당시의 사정 등을 감안하면 돌 하나를 다듬고 운반하고 쌓아 올리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돌무더기와 돌집의 외관은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작용했을 개연성까지 생각해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다. 나는 어느새 듀럼밀(Grano duro)이 파종된 널따란 밭을 가로질러 돌집에 다가서고 있었다. 



그곳에는 이방인의 등장으로 문밖을 빼꼼히 내다보는 아낙네는 물론 아이들의 환영이 겹친다. 그들은 이곳 척박한 환경의 바닷가에서 사랑하고 생계를 유지하며 아이들을 길렀을 것이다. 해가 뉘엿거린 데도 나는 점점 더 돌집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돌집 곳곳을 돌아보고 있었다. 



까마득한 시간 저편의 시간이 멈추어 선 곳. 우리도 장차 이런 모습을 남기게 될까.. 새해 첫날부터 좌표를 살펴보며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부귀영화와 허무함이 공존하는 땅.. 귀가를 서두르다 들르게 된 어느 유적지는 태양의 뉘엿거림을 붙잡아 둘 정도로 나를 벌판 한가운데 남겨두었다. 아드리아해는 푸르다 못해 얼어붙었으며, 하늘은 금싸라기를 마구 쏟아붓고 있었다. <계속>


Cozze/Costa dei Trulli Ripagnola_La Regione Puglia in ITALIA
il 21 Genn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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