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
다시 봐도 가슴이 설레는 곳..!!
백문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것. 지금 브런치에 소개되고 있는 돌로미티의 대표선수 격인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의 일면이 그것이다. 돌로미티 입구에 위치한 라고 디 미수리나(lago di Misurina)에서부터 이곳 입구까지 이동하고 다시 주차장까지 이동하면 그때부터 별천지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서 보고 계신 장면들은 주차장의 휴게소에서 출발하여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가 잘 조망되는 곳으로 이동 중에 우측으로 만나게 되는 비경들이다. 이날이 8월 13일 오전이었으며 탱크가 지나다닐 수 있는 넓은 길 옆에는 야생화들이 지천에 널려있었다.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의 최고봉(Cima grande di lavaredo)은 2,999m라 했다.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없다. 백견불여일실(百見而不如一實).. 백번 보는 것보다 한 번 가 보는 게 더 낫다..!!
지난 여정 조물주가 숨겨둔 세상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우리나라의 등산객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돌로미티의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를 다녀갔을 것이다. 한반도의 산지 면적은 전 국토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48개의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4,440개의 산이 있는 나라이다. 이와 비례해 등산인구도 가히 세계적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등산인구 수만도 1500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이상이 매월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고 있다는 것. 연간 등산인구만도 4억 6000만 명에 달하므로, 등산은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활동 중 하나인 것이다. 지난해( 2020년) 10월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총인구수는 51,839,408명으로 알려졌다.
주말만 다가오면 그중 대략 1/3이 가까운 산 혹은 먼 산으로 떠나는 것이다. 우리도 그중에 포함됐다. 서울에서는 청계산이나 대모산 관악산 도봉산 등으로 다녔다. 설악산과 지리산은 물론 전국의 유명산을 두루 섭렵하기도 했다. 산을 찾는 순간부터 도시에서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산의 정상에 서면 가슴이 뻥 뚫린다. 발아래 세상을 굽어보면 신선의 경지에 이른 듯 기분이 좋아진다. 이 같은 일이 계속되면서 다리는 튼튼해지고 체력이 놀라울 만큼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산행은 최대 운동능력의 70~80% 정도의 힘으로 근육을 장시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 과정에서 근지구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련된 근지구력은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의 만성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며, 자연의 에너지를 받아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라고도 말한다. 참고로 나의 브런치에 글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힘은 산행 등의 꾸준한 운동 덕분이라 믿는 1인이다.
이런 일은 유소년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웬만하면 지칠 법도 한데 잠시 쉬면 회복이 빠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산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등산이 좋다고 하여 아이들과 함께 산행에 나서기는 무리가 따른다. 동네 뒷산이면 모를까 그곳에서도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필요할 정도로 산은 동네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전문 산악인들 조차 산중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는 히말라야의 고산지대로 떠나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다. 전문적인 지식은 물론 엄청난 훈련 등으로 단련된 체력 조차 불순한 일기 등으로 무용지물로 변하며 사고를 부른 것이다.
서울 근교의 관악산이나 도봉산만 해도 위험지역이 적지 않고 산행을 나선 사람들의 추락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3천 미터급의 높은 봉우리를 지닌 돌로미티의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달랐다.
겉으로 드러난 자료를 보면 아이들이 도무지 갈 수 없는 곳처럼 여길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완견까지 대동하고 산행에 나서는 것이다. 이곳 주차장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때부터 리푸지오 라바레도 로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거의 평탄하고 널찍하다.
마치 집 앞 동네를 거니는 듯 수월한 등산로인 것이다. 거기에 주변 경관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트를 준비하는 동안 가슴이 설레는 것도 좀체 보기 힘든 비경 때문이었을까.. 어느 날 산행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으면 그 아이의 유년기는 엄청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지닐 뿐만 아니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가슴을 가지게 될 게 틀림없다.
하니가 저만치 앞서 가는 가운데 돌로미티의 풀꽃들이 함께 따라다녔다. 빼어난 풍광과 비경을 갖춘 이곳 뜨레 치메 디 라바레도는 이때까지도 그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 머리만 내밀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디서 몰려들었는지 어느덧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우리는 곧 첫 번째 쉼터인 리푸지오 라바레도(RIFUGIO LAVAREDO)에 도착해 준비해온 따끈한 커피를 마시게 될 것이다.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은 계속 이어진다.
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_TRE CIME DI LAVAREDO
Scritto_il 20 Genn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