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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2. 2021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8 서울에 봄이 오시던 날

눈 뜨자마자 진달래가 나를 불렀다. 저기요..!!




서울에 봄이 오시던 날 지난 편(식물의 영혼(靈魂)) 끄트머리



우리는 매일 매 끼니마다 생명을 유지하고 살을 찌우기 위해 밥을 먹는다. 고기도 먹는다. 생선도 먹는다. 야채와 과일도 먹는다. 물도 마신다. 후식도 먹는다. 먹을 것만 있다면 닥치는 대로 입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정작 당신의 육신을 지탱하는 영혼에 대해서는 인색한 게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혼을 살찌우는 계절이 돌아왔다. 영혼이 살찌는 현상을 알 수 있는 때가 돌아온 것이다. 당신의 마음에 기쁨이 넘치고 행복이 충만하면 영혼이 살찌고 있다는 신호이다.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기 전에 세상 만물을 먼저 지었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영혼의 양식이 지천에 널려있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서기 2021년 2월 22일 아침(현지시각), 눈 뜨자마자 진달래가 나를 불렀다. 


-저기요..!(나직나직)

-뉘신지요..?(두리번두리번)

-저.. 진달래라 해요. ^^

-그런데.. 무슨 볼 일이라도..

-거.. 있잖아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흐릿흐릿)

-아..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말이군요.

-마자요. 마자! ㅋ 

-그런데요. 진달래를 어쩌란 말..

-그거.. 좀 보여주심 안 돼요? 

-어렵지 않지요. 세수부터 먼저 하고..

-ㅋ 신난다! 야호~! 얼릉요. ^^


아침은 이렇게 시작됐다.



진달래꽃_브런치 갤러리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나의 진달래


   봄이 오시면 맨 먼저 보고 싶은 꽃이 진달래꽃이다. 진달래는 대한민국은 물론 북조선과 만주 땅까지 붉게 물들이는 진정한 우리 꽃이다. 선조님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봐 왔던 꽃이자, 나의 유소년기를 붉게 물들인 아름다운 꽃이다. 현관 툇마루를 나서자마자 언덕 위에서 나를 빼꼼히 내려다보았던 나의 동무 진달래는 3월이 오시면 피고 지다가 어느 날 자취를 감추곤 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오시면 발그래 얼굴을 내밀던 진달래꽃.. 우리 정서와 마침맞은 진달래가 오늘 아침을 깨웠다. 엄마 아부지 할머니가 꽃 속에 아른거린다.



Ecco come arriva la primavera_il Monte DEMO, Seoul COREA
il 22 Febbr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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