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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11. 2021

피렌체에 꼭꼭 숨겨진 명소

#2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의 봄맞이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에 가시 거덜랑..!!



지난 여정(돌아오지 않는 강(江)) 끄트머리



가만히 듣고 있으면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그곳에 '돌아오지 않는 강'이라고 불리는 강이 있어요.
어떤 때는 평화롭고 어떤 때는 거칠기도 하고 자유롭기도 하지요.
사랑은 돌아오지 않는 강에 있는 여행자랍니다.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영원히 길을 잃고..
강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아..
로어린의 물이 떨어지는 곳..
내 사랑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요.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아..
내 사랑은 강으로 떠났고 내 마음은 영원히 갈구할 겁니다.
돌아오지 않는 강 하류로 멀리 떠나버린 내 사랑..
그는 절대로 내 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아..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거슬러 올라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코로나 때문에 애태우고 있는 심정이 노랫말에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오늘따라 그녀가 유난히도 보고 싶다. 이런 날.. 왜 하필이면 봄비는 오시는지 모르겠네.



영상, 피에솔로로 가는 길





피렌체에 꼭꼭 숨겨진 명소


   죽기 전에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 피렌체.. 하니와 나는 그 꿈을 이룬 후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 시작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한남동에 있는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비자(Visto per residenza elettiva)를 받던 날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서류 준비차 여러번 들른 후 마침내 재가를 받고 이탈리아행 보따리를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관련 비자를 받기 위해서 피렌체에 우리가 거주할 집을 얻는 게 우선이었다. 현지에서 취득한 계약서가 관련 서류에 첨부되어야 했으므로 그 먼 길을 두 번씩이나 오갔던 것이다. 비자를 받던 날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아이들처럼 좋아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켈란젤로의 도시 피렌체에 입성을 하게 된 것이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직후 모 리스또란떼에서 일을 했던 곳이므로 내게 너무 친숙한 도시였다. 어디를 건드려도 단박에 이야기가 와르르 쏟아지는 곳. 이때부터 그녀와 나는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피렌체 곳곳에 발도장을 찍고 다녔다. 집 앞..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까뻴레 메디치(Cappelle Medicee)를 시작으로 바실리카 디 산 로렌쬬(Basilica di San Lorenzo)와 피렌체 두오모(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등은 집을 나설 때마다 맨 먼저 거치는 길목에 있었다. 






아침이 밝아오면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카페 근처를 서성이나 싶다가 어느새 피렌체 시내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내를 가로질러 아르노 강(Fiume Arno)까지 도착하면 베끼오 다리(il Ponte Vecchio) 위에는 어느덧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다음 미켈란젤로 광장(Piazzale Michelangelo)까지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면 도시가 한눈에 조망되는 것이다. 



피렌체를 처음 찾는 관광객들의 동선은 대략 이러하며, 동선 중에는 공화국 광장(Piazza della Repubblica)과 시뇨리아 광장(Piazza della Signoria)및 빨라쬬 베끼오(Palazzo Vecchio)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세계인들은 물론 한국에서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주요 탐방 코스는 주로 이러하며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명소는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피렌체로 여행을 오신 분들의 일정에 따르면 짧게는 1박 2일 혹은 3박 4일 길게는 1주일 동안 머무는 사람들을 봤다. 어떤 사람들은 길라잡이를 대동하고 산 로렌쬬 성당 앞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길라잡이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어느 날 이들이 놓고 간 일정표에는 잠시 언급한 몇 곳의 장소가 거의 전부였다. 피렌체는 1박 2일 동안 혹은 1주일 동안 돌아볼 수 없는 것이다. 예컨대 우피치 미술관만 해도 일주일은 더 걸려야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정이 대략 이러하므로 그분들은 두오모나 베끼오 다리 혹은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아르노 강과 피렌체 시내를 내려다보거나 아르노 강 너머로 떨어지는 해돋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참 아쉬운 대목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정이 있게 마련이지만, 그 먼 나라 이탈리아까지 왔다면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인생까지 걸며 피렌체로 오지 않았던가.. 



피렌체에 얽힌 일면을 장황하게 소개해 드린 건 다름 아니다. 짧은 일정 속에 끼어들 수 없는 피렌체에 꼭꼭 숨겨진 명소 때문이다. 이곳은 연재가 시작된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의 봄맞이>의 풍경이다. 연중 단 한차례만 볼 수 있는 피렌체의 또 다른 매력이 피에솔레 곳곳에 널려있는 것이다. 



피렌체 시내에서 르네상스의 유적과 유물의 스토리텔링에 빠졌다면, 근교의 지근거리에 있는 피에솔레는 토스카나 주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랄까.. 그 언덕에 서면 미켈란젤로가 열심히 망치를 두드리고 끌질을 하던 붉은 기와를 머리에 인 시내가 잘 조망되는 곳이다. 시간여행을 하는 듯 얼마나 아련하고 애틋한지 모를 정도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코로나 시대의 이탈리아 여행 혹은 피렌체 방문이나 피에솔레로 가는 길은 너무도 멀어 보인다. 2021년 3월 10일 자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를 보면 갈수록 태산이다. 거의 매일 한국에 가 있는 하니와 대화를 나누면 감초처럼 끼어드는 게 코로나 소식인데.. 글쎄 이 녀석은 지난 2월 16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위 자료는 3월 8일 현재 이탈리아 코로나 감염자 수(맨 오른쪽)를 알리는 통계(Statistiche) 그래프이다. 또 3월 10일 현재는 감염자 수가 더 증가하여 22.409명에 이르고 있고 사망자 수는 332명으로 집계됐다.(Coronavirus in Italia, il bollettino di oggi 10 marzo: 22.409 nuovi casi e 332 morti)



대한민국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집단면역의 꿈을 향해 가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코로나는 갑질을 하는 듯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 피렌체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피렌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혹시라도 몇몇이 이곳에 왔다고 해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것이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긴다. 그렇다고 차마 웃을 수도 없는 일..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까지 감추어 가면서 스토리텔링에 빠지는 모습은 상상불가.. 거기에 이탈리아는 최소한 3월 27일까지 각 주(Regione)를 넘나들 수 없으므로 사실상 문을 걸어 잠근 셈이다. 하지만 집콕을 통해 브런치를 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스펙터클한 풍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피에솔레의 풍경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3월은 년 중 단 한차례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다. 조물주는 어느 날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를 우리에게 보내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피에솔레에 상상할 수 없는 대자연의 걸작을 살짝 감추어 둔 것이다. 우선 그림으로 만난 후 코로나 시대가 소멸되어 피렌체에 가시 거덜랑(그것도 3월에) 피에솔레를 꼭 방문해 보시길 강추해 드린다.


La primavera fiorentina del Rinascimento_FIESOLE
il 10 Marz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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