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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6. 2021

양파가 삼겹살을 만났을 때

#2 아주 가끔씩 한국이 그리워질 때

국민 식품 삼겹살 어디까지 드셔 보셨나요..?!!



   요즘 집 앞 현관에는 멘따(Mentha)가 한창이다. 작은 화분에 든 녀석을 1.5유로에 구입한 후 큰 화분에 옮겨 심었더니 숲을 이루며 잘 자란다. 오며 가며 녀석들을 쓰담쓰담 향기를 맡으면 오감이 화들짝 깨어난다. 처음 녀석을 구입할 때는 요리에 사용할 목적이었지만, 두어 달 친해지면서 식용보다는 관상용으로 살아남았다. 한 녀석을 쓰다듬으면 다른 녀석들도 "ㅋ 아더찌, 저두요(확자지껄~ 저요저요..)"하고 난리가 아니다. 


내가 녀석들을 사랑하고 예뻐해주지 않았다면 시들시들 말라죽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ㅋ 아더찌, 고마워욤 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이파리 몇 장을 뜯거나 작은 줄기를 채집하여 요리에 사용하곤 한다. 음식에 뜯어 넣거니 장식용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서기 2021년 4월 15일 오전(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산 니꼴라(Mercato di San Nicola)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이날 장바구니에 담은 품목은 달랑 두 가지.. 대한민국 국민 식품인 삼겹살과 어느덧 끝물로 이어지는 딸기를 사고 싶었던 것이다. 시장에 들러 단골가게에서 딸기 2킬로그램(3유로)과 단골 정육점에서 삼겹살 2킬로그램(14유로)을 샀다. 정육점 아저씨는 덤으로 삼겹살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두툼한 라르도(il Lardo, 비계) 1킬로그램을 덤으로 주었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라르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링크된 라르도 이미지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라르도는 일정한 염도로 염장한 직후 각종 향신초를 넣고 대리석관에서 발효한 후 얇게 저며 먹게 된다. 매우 특별한 맛이자 고급 식품이다. 기회가 닿으면 라르도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어 볼 참이다. 시장에서 돌아온 직후 바로 요리에 들어갔다. 



오늘 요리의 핵심은 삼겹살을 어떻게 먹느냐는 것. 이탈리아는 삼겹살을 빤체타(La pancetta)로 부르며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했다. 우리가 잘 아는 쁘로슈또, 살라메 등은 대표적인 케이스일 뿐이다. 이탈리아 전역에는 돼지고기로 만든 꿀라뗄로(Culatello) 등 각 주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돼지고기를 특산품으로 만들어 낼 정도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주로 가공해서 먹는 것이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에서는 가공식품으로 먹는 게 아니라 삼겹살처럼 주로 구워 먹는 것이다. 또 삶아 먹고 지져 먹고 볶아 먹는 등 삼겹살 요리만 해도 오만가지는 더 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삼겹살과 김치를 잘 달궈진 돌판 위에 올려놓고 구워 먹는 게 최고의 요리였다. 시중에서 제공되는 각종 양념은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삼겹살은 인기 만점이자 가히 국민 삼겹살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리체타는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나만의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요리 제목은 양파가 삼겹살을 만났을 때이다. 매우 심플한 만남이자 오래도록 여운에 남을 묘한 인연이 양파로부터 발현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리면서 궁금한 게 있을 것이다. 양파와 삼겹살은 어떻게 뜨거운 사랑에 빠졌을까 싶을 것이다. 먼저 삼겹살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두꺼운 팬 위에서 맛있게 구워낸다. 이때 나무껍질처럼 딱딱하게 구우면 맛짜가리 1도 없는 삼겹살이 된다. 돼지고기의 참맛은 비계에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아무튼 삼겹살을 잘 굽는 것은 별로 문제가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양파를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이것도 삼겹살 구이만큼 쉽다. 이날 사용된 양파 크기는 어른 주먹 절반보다 조금 큰 녀석 두 개를 이용했다. 껍질을 벗기고 잘 다듬은 후 절반으로 잘라 적당한 크기로 채를 썬다. 너무 얇으면 식감이 떨어지므로 적당한 크기로 쏭쏭쏭..



그리고 녀석을 볼에 담고 올리브유 한 큰 술, 발사믹 식초(Aceto balsamico) 한 큰 술, 조미간장 큰 술(식 미 껏) 그리고 고춧가루 한 큰 술 반을 넣고 잘 섞어 주면 끝. 양파는 어느새 양파김치(겉절이)로 변했다. 그다음 잘 버무린 양파 몇 쪽을 입에 넣고 씹으면.. 적당히 알싸하고 달콤하며 간이 적당히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발사믹 식초의 옅은 향기가 입안에서 진동하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 놓고 포스트를 작성하다 보니 어느새 침이 고인다. 이런 제길 헐..ㅜ 



이날 내가 만들어 먹은 삼겹살 요리는 단숨에 두 접시를 비우게 됐다. 약간은 지저분해 보이는 접시는 일부러 연출한 게 아니라. 삼겹살 집 혹은 집에서 "1인분 추가요~"라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닮았다. 게눈 감추듯 하는 것이다. 이 포스트의 부제는 아주 가끔씩 한국이 그리워질 때이다. 코로나 시대에 전에 없던 버릇이 생긴 것이다. 



하니가 코로나를 피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내게 여가시간이 남아도는 것이다. 매일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를 점검하며 그녀를 떠올리는 게 일상이 된 것이다. 서기 2021년 4월 15일 자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는 하향세를 그리는 듯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때 한국에서 맛있게 먹던 삼겹살로 향수도 달랠 겸 건강도 쳉길 겸 삼겹살을 먹어주는 것이다. 비노 비앙꼬를 곁들인 이날 삼겹살은 기가 막힌다. 막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 봐온 딸기로 새콤달콤한 후식을 먹는 것이다. 이날 구입한 딸기는 끝물이어서 그런지 크기가 작고 모양이 지 맘대로 생긴 게 여럿 발견되었다. 나는 큼지막하고 달콤한 딸기보다 못생기고 새콤달콤한 녀석들이 마음에 든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작후 한 리스또란떼에서 가꾸던 텃밭에서 하품으로 취급받던 딸기들은 모두 내가 사랑한 것들이다. 새콤달콤.. 



그리고 약간은 육질이 질긴 녀석들이 내 품에 안기는 것이다. 삼겹살은 요리 방법에 따라 칼로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지방 고단백 식품인 삼겹살의 칼로리는 100g 당 360kcal 정도이다. 고깃집에서 1인분을 평균 150g~200g으로 기준을 잡고 있으므로 고깃집 기준 1인분의 칼로리는 570~660kcal이다.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찔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가 있다. 우리는 고깃집이나 집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 반드시 챙겨 먹는 게 있다. 냉면이나 밥이다. 삼겹살에도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습관처럼 먹는 음식을 피하는 게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잘 알려진 대로 양파는 혈관을 막는 혈전 형성을 방지함과 동시에 혈전을 분해해서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순환기 장애의 질병을 예방, 치료하며 혈액 속의 불필요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녹여주는 것이다. 그 결과 동맥경화와 고지혈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나타나는 희생자들 다수는 기저질환자라고 한다. 하니로부터 메신저가 울리면 늘 잔소리처럼 늘어놓는 게 몸에 이로운 음식을 잘 챙겨 드시라는 것. 암튼 코로니 시대를 살아가는 나만의 리체타를 선 보였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Ogni tanto mi manca la Corea del sud_La Pancetta
il 16 April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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