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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2. 2021

FILM_어느 봄날 작은 행성의 아침

-꽃양귀비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의 아침

누구나..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면 눈이 휘둥그레지거나 놀라 소리를 지르게 된다!!


   코로나 19를 피해 한국에 가 있는 하니와 나의 삶을 기록한 영상(FILM)을 열어보시기 전에 기록의 배경을 잠시 설명해야 옳을 것 같다. 나는 이런 기록의 영상에 글씨나 목소리로 남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나도 유튜브 크리에이터지만 요즘 유튜브의 시대사조와 역행하는 일이다. 그런 사람 1인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영상을 제작하여 수입(에드센스)을 올리려는 유저들로 인해 유튜브는 오늘날 미디어의 천국이 되었다. 언론들은 저마다 이곳에 채널을 가지고 자사의 홍보는 물론 뉴스를 퍼 나르고 있다. 오프라인에 있던 미디어들이 통째로 유튜브 혹은 포털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종이신문에 이어 라디오와 TV에 이어 인터넷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니까 '00 신문'이란 이름을 내건 언론은 아날로그의 대명사로, 향후 그들 스스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어젠다'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FILM_꽃양귀비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의 아침





FILM_어느 봄날 작은 행성의 아침


나는 꽤 오래전에 웹서핑 기술을 찾아 인터넷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 딸내미가 내게 인터넷을 가르쳐 준 것이다. 그게 어느덧 20년은 족히 된 것 같다. 인터넷에 블로그라는 공간이 생기면서 블로거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나의 삶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생겼다. 이른바 '사이버 공간'에 서서히 녹아들게 된 것이다. 그런 얼마 후 포털에서는 나를 파워블로거라는 대명사를 안겨주었다.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바탕은 주로 이랬다.



당시만 해도 어떤 사람들은 사이버 공간을 마치 '사이비 공간'처럼 여기며 불신이 컸다. 오죽하면 신앙인이나 종교인들 조차 '사악한 공간' 혹은 '새로운 마귀'리고 여겼을까.. 사이버 공간.. 그건 전혀 새로운 신대륙이었으며 또 다른 별이자 행성이었다. 인류가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세상이 어느 날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누구나..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면, 눈이 휘둥그레지거나 놀라 소리를 지르게 된다. 내가 처음 사이버 공간을 만났을 때 그랬다. 그런 어느 날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을 여러 바퀴 돈 후에 한 때 지구촌을 호령했던 어떤 제국의 땅에 발을 디딘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시작했으며, 전혀 낯선 땅의 문화를 야금야금 맛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기 전에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었던 르네상스의 고도 피렌체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꿈같은 일이었다. 된장 고추장 김치 등에 길들어 있던 조선 토종 남자 1인이.. 어느 날부터 올리브유와 스파게티 등 이탈리아 음식문화에 길들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남자가 나.. 내가 꿈꾸는 그곳의 주인장이다. 



서기 2020년 5월 9일 오전 6시 51분, 하니와 나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됐다. 우리는 막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 19를 피해 인적이 드문 바를레타 근교로 도시락을 챙겨 소풍을 나가곤 했다. 집콕이 너무 답답한 나머지 바람도 쇨 겸 겸사겸사 안드리아 평원이 시작되는 올리브 과수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런 얼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놀라운 광경에 붙들리고 말았다. 그곳에는 전혀 상상 밖의 꽃의 요정들이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략 축구장 크기만 한 공간에 꽃양귀비와 올리브나무 등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나 그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으므로 사진의 결과물은 시원찮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하니와 나는 다시 방문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화려하기 그지없는 작은 행성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꽃의 요정들이 사는 나라.. 그날 아침에 우리는 황홀경에 빠지고 말았다. 꽃의 요정들은 우리의 발끝은 물론 가슴과 머리 꼭대기까지 벌떼처럼 달라붙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ㅋ 아더찌.. 뚝모(숙모)님, 방가방가~^^"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행성은 생각보다 먼데 있지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던 도시 바로 곁에 혹은 발아래에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다. 그들은 늘 우리 곁을 맴돌고 있었는데 정작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 19가 창궐하던 어느 봄날 아침, 작은 행성에 사는 요정들이 우리를 초대한 것이다. <계속>


Su un piccolo pianeta abitato dai papaveri_con Mia moglie
il 11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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