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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3. 2021

FOTO_천상유희(天上遊戱)

#2 꽃양귀비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의 아침

하늘의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린 그때 하늘나라의 요정들과 함께 놀았지..!!


   서기 2021년 5월 12일 저녁(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밤은 점점 더 깊어만 간다. 곧 통금이 시작될 것이며 내일 새벽 5시까지는 적막강산(寂寞江山)으로 변할 것이다. 낮과 달리 도시는 침묵의 공간 속에 갇히게 된다. 코로나 시대가 만든 새로운 풍속도이다. 나는 그 시간에 하니와 함께 했던 꽃양귀비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의 아침을 열어보고 있는 것이다. 


그곳은 바를레타 근교의 올리브 과수원으로, 산책 겸 소풍을 나갔다가 우연히 꽃양귀비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가 나빠질 때쯤이며 지난해 5월 9일 아침에 일어난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코로나 19가 맹위를 떨칠 때는 아니었지만 매우 조심스러웠던 상태였다. 그때 하늘은 우리 앞에 행운을 준비해 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하늘나라였으며 요정들의 천국이기도 했다. 그 현장을 여러 편에 걸쳐 준비하고 있다.



영상, 천상유희(天上遊戱)





FOTO_천상유희(天上遊戱)




하니의 아이폰에 꽃의 요정들이 얼굴을 내밀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 좀 찍어달라며 아우성이다. 사진은 이탈리아어로 포토(Foto) 혹은 포토그라피아(Fotografia)이다.


"(와글와글) ㅋ안넝하떼요. 아더찌, 뚝모(숙모)님, 더요더요(저요저요) 히힛 ^^ "





나.. 홍일점(萬綠叢中紅一點)..!!



"(와글와글) ㅋ안넝하떼요. 아더찌, 뚝모(숙모)님, 더요더요(저요저요) 히힛 ^^ "







"(와글와글) ㅋ안넝하떼요. 아더찌, 뚝모(숙모)님, 더요더요(저요저요) 히힛 ^^ "





"(와글와글) ㅋ안넝하떼요. 아더찌, 뚝모(숙모)님, 더요더요(저요저요) 히힛 ^^ "









"(와글와글) ㅋ안넝하떼요. 아더찌, 뚝모(숙모)님, 더요더요(저요저요) 히힛 ^^ "


하늘의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린 그때 하늘나라의 요정들과 함께 놀았지. 사진을 잘 찍지 않던 하니는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요정들이 자기를 찍어달라고 난리법석을 피우기 때문이다. 나는 더하면 더했지 덜할 이유가 없다. 눈 앞에 등장한 요정들과 한 무리가 되어 정신없이 놀고 계신 것이다. 사노라면 이런 풍경을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 


코로나를 피해 야외로 소풍을 나갔다가 만난 풍경들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하니는 코로나를 피해 한국에 가 있고, 나는 바를레타에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던 때에 만난 장면을 다시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시대에 갇혀있지만 코로나가 준 선물을 안고 행복해하고 있는 거 있지.. 이게 무슨 조화인가.. 하늘의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계속>


Su un piccolo pianeta abitato dai papaveri_con Mia moglie
il 12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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