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아우성을 지르면 세상이 달라질까..?!!
새벽 4시 30분, 집을 나서면 세상이 다 조용하다. 바를레타 구도시를 지키고 있는 건 가로등 불빛이 전부이다. 밤을 지키는 가로등도 졸린지 노랗고 희미한 불빛을 흘리고 있다. 그 아래로 길냥이 한 두 녀석이 그림자를 만들며 배회한다. 오래된 도시의 대리석으로 만든 골목길 위로 남자 사람 1인이 바쁜 걸음으로 바닷가로 향하고 있다. 바닷가 언덕.. 그 위에 서면 저만치서 발그레한 빛이 아드리아해 위를 실비단처럼 감싸고 있다.
바닷가 산책로에 다다르면 걸음이 점점 더 바빠진다. 이때부터 숙제처럼 5킬로미터가 내 앞에 나타난다.
그 길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하니와 함께 바라보던 마르게리따 디 사보이아 바닷가.. 반환점에서 바라보는 바를레타 사구는 어느덧 가을 냄새를 풍긴다.
농작물 대부분이 추수를 끝냈고 남아있는 작물들도 머지않아 모두 거두어들일 것이다. 그때는 이곳 사람들이 바캉스 시즌에 돌입할 때이고 해변은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때부터 산책로에는 아침운동을 나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매일의 일과가 이런 가운데 반환점 가까운 곳에 이르자 아드리아해는 서서히 불타오른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지만 바다 너머로부터 오시는 해님은 뜨겁게 뜨겁게 달구어져 있다. 침묵의 바다 저편.. 해님이 등장할 시간부터 망부석이 된다.
영상, BARLETTA, L'ALBA SULL'ADRIATICO_침묵하면 더 뜨겁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바닷가에서 바라본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해졌는데 해님은 더 붉게 타오른다.
침묵의 소리.. 마음의 귀를 잘 기울이면 우리 행성을 지키는 해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해 뜨는 데부터 해 지는 데까지.. 우리는 아우성을 지르며 살 것이나 해님과 달님은 늘 침묵하며 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한다. 태초부터 영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동안 생멸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희로애락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울고 불고 지지고 볶고 시시덕거린 시간들.. 찰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상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설정해 놓은 100년이란 시간들.. 그 허상에 스스로를 구속하고 살아가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해님이 아드리아해 위로 둥실 솟아올랐는데 바다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철들어 가는 바다.. 철든 바다를 바라보는 남자 사람 1인.. 그믐달이 사라지면서 바다는 조용해졌다. 초승달이 오시면 다시 술렁거릴까..
반환점에서 인증숏을 남겼다. 매일 반복되는 습관이 산책로 끄트머리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돌아서며 걷는 동안 해님은 자꾸만 당신을 보라신다. 호호 불어 면경처럼 변한 아드리아해 위로 눈부신 해님..
한 남자 사람처럼 어슬렁 거리며 바닷가를 산책하고 있는 낭만 덕구..
해님은 아드리아해 만들어 놓은 바를레타 사구 위를 비추며 새벽에 만났던 풍경을 하나둘씩 지우기 시작한다. 노랗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도 길냥이의 그림자도 바닷가의 실루엣도 전부 다 지운다.
그곳에 조금 전까지 남아있던 시간은 별 수 있을까.. 과거 현재 미래로 만들어 놓은 덧없는 시간은 영원한 수레바퀴 앞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다.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해돋이가 시작되면 해님과 달님으로부터 침묵을 배우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뜨겁고 냉정하며 포근하고 열정적인..!
L'alba del leggendario Mare Adriatico_La luna scura
il 09 Lugl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