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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5. 2021

파타고니아, 버스기사님의 배려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7


파타고니아는 어떤 곳일까..?!


    요즘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열어보면 여행지의 정보가 빼곡하다. 사진과 영상은 물론 현지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여행자의 현재 위치는 물론 언어를 번역해 소통할 수 있는 어플이 있다. 참으로 편리한 시대가 됐다. 



아마도 이런 문화에 익숙한 신세대들은 디지털 문화가 당연해 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정은 크게 달랐다. 15년 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여러분들이 보고 계시는 파타고니아 여행 포스트는 1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났다고 했다. 글쓴이의 사정상 여행사진들은 외장하드 속에서 긴 잠을 자고 있다가 어느 날 깨어 보니 서기 2021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인 것이다. 




파타고니아, 버스기사님의 배려


성탄 전야에 열어보는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당시에는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인터넷으로 현지답사를 마치고 관련 정보를 챙기는 한편, 우리 여정을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익혀두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상세 지도를 구입하여 우리의 동선을 점검해 봤다. 



파타고니아 여행기에 등장하는 각각의 명소는 배낭 여행자의 호기심을 충족시킨 곳으로 눈을 돌릴 때마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곤 했다. 꿈같은 일이었다. 아니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여행 끝까지 따라다녔다고나 할까.. 


요즘 사진첩을 열어 놓고 당시를 회상해 보니 기적 같은 일이 우리를 따라다녔던 것이다. 그 무거운 짐 보따리와 카메라 장비 등이 인 청춘의 배낭여헹을 따라다녔으므로,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을 계획하고 실현한다는 일이 무모해 보일 정도였다. 



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돌로미티 여행을 떠나도 주변의 일기 상태가 나쁘면 곧바로 철수하는 안쓰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여행은 보다 젊을 때 우리 행성 구석구석을 다니고 집으로 돌아왔을 땐.. 그동안 모아둔 여행지의 기록을 야금야금 눈깔사탕 빨듯 달콤한 추억을 즐기면 될 것이다.



보다 젊을 때는 꿈을 꾸고 실행하고, 그런 어느 날 당신이 꾸었던 꿈을 돌아보는 것이다. 만약 꿈조차 꾸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땐 돌아볼 추억도 없겠지..ㅜ 세상이 부처님 손바닥 위에 올라온 세상.. 10년 전에 우리가 꿈꾸었던 세상 파타고니아로 떠나본다. 처음 글쓴이의 기록을 열어보신 분들을 위해 파타고니아가 어떤 곳인지 개관해 본다.



파타고니아는 어떤 곳일까..맛보기


파타고니아는 남미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불린다. 이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로 칠레 지역은 안데스 산맥에 인접해 있고 아르헨티나 지역은 주로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900.000 km²애 이르고 2001년도에 실시한 인구조사에 따르면 174만 명이 이 땅에 살고 있다. 인구밀도는 2,21 km²/ 1인이므로 매우 넓은 지역에 살고 있는 것이나,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돌아보면 대부분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불편한 지역이다. 다만,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나 야생의 생물과 식물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일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영토는 안데스 산맥으로 둘로 나뉘고 고원지대와 저지대로 나뉜 두 곳 중에 아르헨타는 주로 저지대에 속하는 곳이다. 이 지역의 이름이 파타고니아로 불린 데는 페르디난도 마젤란(Ferdinando Magellano)이 거인족이 살았던 이 지역 토착민들의 본떠 이름을 붙였다. 그들의 발 크기는 엄청나게 컸다. 



파타고니아를 이루고 있는 주요 도시들은 아르헨티나 지역의 네우켄(Neuquén), 코모도로 리바다비아(Comodoro Rivadavia), 바릴로체(Bariloche), 트렐레우( Trelew), 리오 가제고스(Río Gallegos), 리오 그란데(Río Grande), 그리고 칠레 지역에는 뿐따 아레나스(Punta Arenas), 꼬자이께(Coyhaique), 뿌에르또 아이센(Puerto Aysén), 뿌에르또 나딸레스( Puerto Natales)이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에 북부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운 도시 꼬자이께를 출발해 목적지 뿌에르또 이바네스(Puerto Ingeniero Ibáñez)를 향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씨가 계곡을 벗어나면서 서서히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그때 등장한 풍경들을 고갯마루 꼭대기에 내려다보니 우리가 늘 봐 왔던 풍경과 사뭇 다른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안데스 산맥으로 이어지는 파타고니아 곳곳의 계곡과 산군들 모두 바위 덩어리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가 있다.



오래전 이곳에서 바다가 융기하며 만들어진 안데스 산맥의 거대한 암반 위에 먼지처럼 내려앉은 흙들이 풀들과 수목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양을 치며 살아가고 있었다.



고갯마루에서 바라본 풍경 속에 만년설을 눈에 인 모습이 보이고 그 아래로 강물이 유유자적 뷰파인더에 등장한다. 마치 로맨틱한 영화를 촬영한 헌팅 장소처럼 아름답다. 파타고니아의 아르헨티나 지형을 이루고 있는 스텝 기후(Clima steppico)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지형들이 주를 이루는 곳이 칠레 지역의 파타고니아 풍경들이다. 동식물이 풍부한 지역인 것이다.



나는 버스 앞 좌석 운전기사님 옆에 자리 잡고 내 앞으로 다가오는 풍경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짬짬이 기사님과 이곳의 풍물 등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여행자와 운전기사님이 한통속이 된 지 얼마 후 버스 기사님은 고갯마루에 버스를 정차시켰다. 



버스 속에서 창밖을 향해 셔터음을 날리는 여행자를 위한 배려인 것이다. 영문도 모르는 손님들은 졸고 있던 고개를 들지 않았다. 기사님은 당신의 나라 혹은 고향땅을 카메라에 담는 여행자가 고맙고 기특한 것이랄까.. 기사님은 보기 힘든 한 여행자를 만나 심심풀이가 됐고 나는 버스 앞 좌석에 앉아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파타고니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예매할 때 맨 앞좌석을 예매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으로 이동할 때는 덩치 큰 2층 버스가 없었으며 작은 미니 버스가 우리를 실어 날랐다. 버스 앞 좌석이란 운전석 옆 가운데 위치한 엔진룸 곁에 있는 작은 좌석이었으며 우리가 조수석이라 부르는 곳이었다.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에서 이동할 때는 주로 운전석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뷰파인더에 담긴 풍경들이 파타고니아 여행 중 이동 간에 담은 여행사진들이다.



서쪽에 면한 안데스 산맥의 경우 강우량이 많으며 동태평양의 습한 공기가 안데스를 넘으며 구름을 만들고 눈과 비를 끊임없이 쏟아붓거나 빙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파타고니아 남쪽이 그러하며 우리는 여전히 북부 파타고니아에서 중부 파타고니아의 바다 같은 아름다운 호수라고 헤네랄에 면한 뿌에르또 이바네스(Puerto Ingeniero Ibáñez)로 이동 중인 것이다.



그럴 리가 없었지만, 만약 여행 중에 깜박 졸거나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은 그냥 버스 창 밖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점을 발견하고 씩~웃게 된다.



나의 오래된 취미가 여행을 보다 더 빛내주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에 기록한 여행사진들을 다시 열어봐도 당시의 감정이나 느낌이 오롯이 묻어나는 거 있지.. 



거기에 착한 버스기사님을 만나 아름다운 풍광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으니.. 기사님은 두고두고 복 받으실 게 틀림없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베푸는 배려는 음덕으로 남아 천지신명을 일깨울 것이다. 



당신의 삶에 웃음이 사라진 어느 날 한 여행자를 기억해 낸다면 인연의 소중함을 느끼며 다시 핸들을 잡고 싶지 않을까.. 우리는 이 길을 지나치면서 한 가족이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우리와 반대 방향이지만 그들의 표정을 참조하면 너무도 행복한 모습이다.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한 한 가족의 파타고니아 여행..



서기 2021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열어본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속에서 길고 긴 파타고니아의 여행이 무탈했으며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마워하고 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하니는 파타고니아로 다시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돌이켜 보니 그런 기회는 많지 않더라.. 인생에 연습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아침, 페북을 통해 안부(좋아요 꾹~)만 전하며 지내던 절친 스님으로부터 전화(메신저)가 걸려왔다. 해가 바뀌면 다시 만나게 될 귀한 인연으로부터 새로운 꿈이 생겼다.


"거사님, 성탄 전야라 생각나서 전화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Coyhaique Patagonia CILE
il 24 Dic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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