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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an 26. 2022

먼 나라서 바라본 한국의 현주소

-우리 동네 분리수거와 비둘기의 비행


대한민국은 안녕하십니까..?!!



    서기 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아침(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아침이 밝아왔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어본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나라의 소식을 접하는 등 하루가 시작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위기 그 자체이다. 나는 '위험한 기회'로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지닌 아픈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다 못해 분노가 치밀 때도 있다.


먼 나라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지만, 나를 낳아준 조국에 대한 애착심은 여전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우리 행성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먼 나라에 살면서도 조국을 생각하지 않거나 등한시한다면 고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랄까.. 요즘 우리나라는 대통령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이곳에 사는 동안 가능한 한 시사 문제로부터 멀어지고 싶지만, 자꾸만 눈에 밟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두루뭉술 몇 자 끼적거려본다.



우리 동네 분리수거와 비둘기의 비행




    포스트를 열면 교회 종탑 위로 비둘기 떼들의 비행이 눈길을 끈다. 우리 집에서 지근거리에 위치한 한 교회의 종탑 꼭대기에 비둘기들이 떼 지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녀석들은 희한하게도 도시의 높은 장소에 둥지를 틀고 이 건물 저 건물로 비행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 구도시의 건축물 높이는 우리나라 기준 대략 5층 높이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녀석들은 주로 사람들의 시선보다 높은 곳으로 날아다니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눈에 띈 녀석들의 비행(飛行, flight)은 인간의 눈높이로 봤을 때 비행(卑行)과 다름없었다. 사람들의 눈 밖에 벗어난 비둘기의 비행..

녀석들은 도시에서 비교적 높은 건축물인 교회를 넘나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머문 자리에 고약한 흔적을 남긴다. 떼를 지어 한 공간에서 방출한 비둘기 똥은 주변을 더럽히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래된 건축물을 부식시키는데 일조를 한다. 

따라서 바를레타 당국에서는 녀석들이 싸질러 놓은 똥을 정기적으로 물청소를 하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녀석들이 숨어들만 한 유적지에는 그물을 쳐 놓고 출입을 막고 있는 조치를 하고 있는 것. 한 때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처럼 여겼지만, 어느덧 귀찮은 존재 내지 없어도 될만한 존재로 전락한 것이랄까..



우리나라는 물론 현대를 살아가는 세계인들이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 혹은 쓰레기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시대이다. 함부로 버린 쓰레기들이 토양은 물론 수질까지 오염시키는 건 꽤 오래된 일이다. 그래서 조치한 게 쓰레기 분리수거이며 세계인들이 이를 잘 지키려 애를 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의 분리수거 날은 이러하다. 월요일(Organico 음식물, Plastica 플라스틱), 화요일(Secco 마른 쓰레기), 수요일(Organico), 목요일(Plastica), 금요일(Organico), 토요일(Carta 종이).. 오늘은 26일이자 수요일이어서 집 앞에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았다. 이 쓰레기는 대략 오전 9시 전후에 쓰레기차가 수거해 간다.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긴 생활쓰레기이다. 그러나 진짜 쓰레기는 분리조차 힘들다. 진짜 쓰레기 종류를 나열하고 글을 맺는다.




먼 나라에서 바라본 한국의 현주소


이탈리아서 바라본 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우리 행성 최후진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카테고리에서 유독 정치가 문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OECD 국가 중에서 청련도가 꼴찌인 주요 원인이 정치판으로부터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일러 '개판'이라고 말하곤 한다. 개들이 들어도 서운할 개판이 인면수심을 한 인간으로부터 발현되는 것이랄까.. 개판이 도드라지는 경우는 각종 선거를 앞두거나 대통령 선거를 통해 극을 향해 달린다. 


우리나라가 어부지리로 광복을 맞이한 후부터 시작된 개판은 군사독재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대략 70년 동안 우리나라를 코로나 비루스처럼 야금야금 갉아먹은 녀석들 중에 정치검찰과 사법부 입법부 등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법을 쥐고 함부로 흔드는 세력들.. 그중에 정치검찰의 낯 뜨거운 짓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로 등장하고 있는 풍경이다. 



최근에는 윤 서결과 그의 마누라 김거니 등으로부터 나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간의 됨됨이는 발가벗겨 지나가던 개도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 선조들이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했거나 이력이 있는 사람들로, 사람들은 그들을 일러 '국민의 짐'이라고 말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적 집단이 아니라 국민을 힘들게 하는 집단이라는 것. 오늘 아침 분리수거를 하면서 이들도 함께 영원히 분리수거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다. 참고 또 인내했지만 나를 힘들게 한 커뮤니티의 내용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은 아내가 유흥업소 등 접대부 출신이면 곤란하다.

둘째, 검찰직 혹은 공무원들이 재직 중에 저지른 범죄행위를 숨기기 위해 정치판으로 뛰어들면 안 된다.

셋째, 특정 정당의 후보로 선출되어도 현행범이면 즉각 체포 수사하여 엄벌에 처해야 한다.

넷째. 이를 용인하는 자는 한 패거리이므로 동시에 엄벌에 처하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해야 한다.

기타 등등..


오늘 아침 이른바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비리에 연루된 윤 서결의 장모(감거니 어미)는 2013년 2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 9천만 원을 수급한 혐의로 작년 7월에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그리고 2심 재판부에서는 보석 허가를 해 주었고, 작년 9월부터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2심 재판부는 최초의 가벼운 형량인 징역 3년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며 법치국가라고 말한다. 한 녀석은 입만 열면 '공정과 상식'을 말한다. 녀석의 장모를 무죄로 선고한 판사는 그의 친구(사법연수원 23기 동기: 운강렬 판사)로 알려졌다. 이게 나라냐 개판이냐.. 오늘 아침 열어본 사진첩 속의 우리 동네 비둘기는 천사들이었다. 행복하려면 부단히 주변을 잘 가꾸고 청소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일제 식민의 잔재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이번에는 반드시 녀석들을 영원히 분리수거해 주시기 먼 나라에서 간절히 두 손 모은다.


Corea del Sud, vista da un paese lontano_BARLETTA
il 26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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